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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성유리의 말투에는 극도의 비아냥이 담겨 있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박진우는 화가 난 표정으로 성유리를 바라보며 얼굴에 차가운 기색이 스쳤다. “나를 모욕하는 건 참아도 아현이를 건드리진 마.” 이 남자와 만날 때마다 매번 좋은 일이 없었다. 이미 익숙해진 터라 성유리는 계속 박진우와 실랑이를 벌일 마음도 없어서 그의 말을 무시한 채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양아현은 그녀의 이러한 태도를 보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박진우가 바로 옆에 있어서 욕설 같은 건 입 밖에 내기도 어려웠다. 옆에 있던 남자는 더욱 화가 나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양아현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박진우의 등을 쓰다듬었다. “됐어, 진우야. 굳이 상대할 필요 없으니까 들어가서 마무리나 하자. 오늘부터 너랑 저 여자는 각자 제 갈 길 가면 되는 거야. 다시는 얽힐 필요 없이.” 박진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들어가 볼게.” “그래.” 양아현의 입가에 극도로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마침내 이날이 왔다. 이미 서류 접수를 다 마친 상태였고 오늘은 마무리만 지으면 되었기에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이혼 서류를 받은 후 두 사람은 앞뒤로 나란히 법원 대문을 나섰다. 성유리는 손에 든 이혼 서류를 내려다보며 입가에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머릿속에 그 남자의 모습이 저절로 떠오르며 이 소식을 박지훈에게 당장이라도 알리고 싶었다. ‘알면 분명 기뻐하겠지?’ “비록 이혼했지만 너무 그렇게 기뻐하지 마. 전에 내가 말했던 건 약속대로 지킬 거야. 내가 늘 지켜볼 거니까 얌전히 있어.” 바로 그때 낮은 목소리가 갑자기 성유리의 생각을 방해하자 고개를 돌린 성유리는 바로 옆에 서 있는 박진우를 보았다. 성유리는 그의 말을 듣고 얼굴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차갑게 웃었다. “이혼하기 전에 협박하는 것도 모자라 이혼한 뒤에도 협박하네요. 그게 사람이 할 말인가요?” “나는 나를 배신한 사람을 절대 용서하지 않아. 특히 내 전처라면 더더욱!” 박진우는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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