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1화
진실을 이미 알고 있지만 그 고백을 실제로 듣는 순간 여전히 마음이 흠칫했다.
눈앞의 심규찬은 기대에 찬 얼굴로 성유리를 바라보며 긍정적인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다.
“이제 막 이혼했는데 고백을 받아줄 리가.”
성유리가 대답하기도 전에 익숙한 목소리가 먼저 끼어들었다.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등이 뻣뻣하게 경직되며 성유리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검은색 긴 코트를 걸치고 검은 우산을 쥔 채 눈밭에 서 있었다. 얼굴에는 차가운 기색이 가득했고 분위기는 매우 침울했다.
시선이 그 잘생긴 얼굴로 옮겨지자 성유리의 눈시울이 저절로 붉어졌다.
박지훈...
“박지훈 씨가 여긴 어떻게...”
심규찬의 모든 관심은 눈앞의 남자에게 향해 있어 여자가 이미 눈시울을 붉힌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출장 갔다가 이제 돌아왔는데 아이가 보고 싶어서 특별히 찾아왔습니다.”
이미 심규찬 앞으로 다가와 멈춰 선 박지훈은 그의 손에 든 꽃을 흘깃 보며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
“심규찬 씨, 너무 서두르지 말고 유리 씨에게 시간을 좀 줘요. 조급하게 서두르면 오히려 일을 망치니까.”
성유리는 재빨리 몸을 돌려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눈물을 닦아냈다.
눈물을 닦자마자 진미연이 송아림을 데리고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아빠?”
앳된 목소리가 모두의 귀에 들렸다.
두 남자가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리니 송아림이 진미연의 손을 놓고 재빨리 그들 쪽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성유리는 감정을 가라앉힌 뒤 몸을 돌려 시선을 심규찬에게 고정했다.
“규찬아, 우리 일은 다음에 이야기하자. 나 혼자 있고 싶어...”
시선을 돌린 심규찬은 자연스레 붉어진 그녀의 눈가를 포착했다.
‘울었어? 갑자기 왜...’
궁금하긴 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계속 고백을 이어가는 것도 적절하지 않았다.
심규찬은 꽃을 성유리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
“유리 누나, 지금 당장 대답할 필요 없어. 내가 다시 만나러 올게.”
돌아선 심규찬이 성큼성큼 길가에 세워둔 컬리넌 쪽으로 걸어갔다.
“아빠,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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