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5화
두 사람은 곧장 서로를 놓아주었다.
박지훈이 등을 곧게 펴고 소파에 앉자 그 모습을 본 성유리는 묘하게 웃음이 났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박지훈 같은 남자가 아이에게 휘둘리는 날이 올 줄이야...
성유리가 일어나 문을 열자 송아림이 문밖에 서서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앳된 목소리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
“유리 이모, 몸은 좀 나아졌어요?”
성유리는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모는 많이 나아졌어. 아림아, 걱정해 줘서 고마워.”
“아빠는요?”
송아림은 머리를 내밀어 주위를 둘러보더니 마침내 소파에 앉아 있는 박지훈을 발견했다.
“아빠, 미연 이모가 이거 드리래요. 얼른 세수하고 아침 먹으러 내려오라고 하셨어요.”
박지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가서 아이가 내미는 새 세면도구를 건네받으며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지금 세 사람의 모습은 마치 한 가족 같았다.
“알았어.”
남자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아침 식사가 끝난 후, 진미연이 송아림을 학교에 데려다주었다. 박지훈이 성유리에게 하루 쉬라고 했지만 그녀가 병원에 꼭 가겠다고 고집을 부려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병원까지 데려다주었다.
성유리가 병원에 막 들어섰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대기실에서 들려왔다.
“유리 누나.”
그 소리에 고개를 돌린 그녀는 심규찬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가 깃들어 있었고 전혀 어제의 일로 인해 영향을 받은 것 같지 않았다.
“여긴 왜 왔어?”
“할머니 몸이 아직 안 좋아서 저녁에 다시 진찰해 달라고 부탁하려고. 저녁에 시간 돼?”
성유리는 이제 막 몸이 조금 회복된 참이라 거절하려 했지만 심규찬의 얼굴에 담긴 기대하는 표정을 보니 말을 꺼내기 어려웠다.
게다가 그의 할머니는 정말 진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그래, 저녁에 갈게.”
성유리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담담히 웃었다.
“이런 일 때문에 일부러 여기까지 올 필요 없어. 전화 한 통만 하면 되잖아.”
“누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