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3화
성유리는 진무열의 당황한 모습을 보고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걱정하지 말고 해요. 그 여자가 잘못되려면 어차피 두 시간은 더 지나야 하니까.”
성유리가 손을 내리며 떠나려는데 진무열이 급히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잡았다.
“유리 누나, 정말 못 하겠어요. 제가 침을 뽑은 뒤 자리에서 바로 쓰러지면 어떡해요? 날 때리기라도 하면요? 전 여자는 안 때린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사람이라 맞아도 반격할 수가 없는데...”
고개를 든 성유리가 진무열의 눈가를 바라보며 그가 정말로 긴장했다는 걸 알아차리고는 덤덤하게 말했다.
“걱정 마요. 때리지 않아요. 내가 말한 대로만 하고 침을 뽑은 뒤에 다른 건 신경 쓰지 마요. 본인이 알아서 집에 가 누워 있을 테니까.”
진무열이 대답하기도 전에 성유리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진무열은 그녀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결국 이를 악물고 성유리가 말한 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에서 알람 소리가 울리자 진무열은 재빨리 하던 일을 내려놓고 휴게실 문을 열었다.
안의 광경을 보자마자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소파에 엎드린 배가은은 지쳐서 기진맥진한 상태였고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유령이 껍데기만 남은 채 인간 세상을 떠도는 것 같았다.
‘이건 또 무슨 독보적인 기술이지? 너무 대단한데!’
성유리가 왜 그를 때릴 수 없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저 상태로 무슨 손을 쓰겠나.
“배, 배가은 씨... 유리 누나가 나보고 침 뽑으라고 했어요. 아플지 안 아플지 나도 모르겠으니까 참아요...”
진무열이 재빨리 다가와 침을 하나씩 뽑아냈다.
그는 세심하게 옷까지 정리해 주었지만 감히 손을 내밀어 그녀를 일으켜 세우지는 못했다.
배가은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침이 꽂혔던 자리마다 일렁이는 통증이 밀려왔다.
그녀는 화가 나서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일어나서 문 쪽으로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조종당하는 인형처럼 아무런 감정도 없어 보였다.
진무열은 배가은이 문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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