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4화
성유리는 팔로 박지훈의 목을 감싸 안으며 깊은 키스로 답했다.
박지훈의 키스는 성유리의 입술에서 시작해 눈처럼 하얀 목덜미로 이어졌다.
눈빛이 약간 혼란스러워진 성유리는 앞을 본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아!”
깜짝 놀라 지른 소리는 이내 박지훈의 주의를 끌었다.
성유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박지훈은 이내 발코니에 누군가 서 있는 실루엣을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발코니에 서 있는 박진우는 손에 휴대전화를 든 채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하...”
박지훈은 낮고 쉰 목소리로 코웃음을 쳤다.
‘이 자식, 정말 이 정도까지 하네? 자기 방 발코니에서 내 발코니로 넘어오다니. 게다가 아무도 모르게... 꽤 재미있군.’
본능적으로 박지훈의 품에서 빠져나온 성유리는 눈빛이 혼란스러워 보였다.
박지훈이 손을 뻗어 성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아. 너는 1층에서 기다려.”
성유리가 불안한 눈빛으로 박지훈을 불렀다.
“지훈 씨...”
“내 말 들어. 내려가.”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박지훈이었지만 단호한 어조는 거역할 수 없었다.
성유리는 발코니에 서 있는 실루엣을 한 번 바라본 뒤 이를 악물고 방을 빠져나왔다.
느긋한 걸음으로 걸어가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인 박지훈은 발코니에 기대어 연기를 내뿜으며 낮게 말했다.
“사진 지워.”
“안 지우면 어떻게 하시려고요? 작은아버지라는 사람이 조카에게 뭔 짓이라도 하려고요?”
박지훈 곁에 서 있는 박진우는 저도 모르게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
손가락은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이건 우리 사생활이야. 널 고소할 수도 있어.”
극도로 낮은 목소리로 말한 박지훈은 온몸으로 차가운 기운을 내뿜었다.
“나를 고소하겠다고요?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어요?”
박진우는 작은아버지 박지훈을 존경하면서도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어느새 증오로 바뀌었다.
상대방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박진우가 말을 이었다.
“저는 줄곧 성유리 뒤에 있는 남자가 방건우일 수도 있고 심규찬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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