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8화
이 개 같은 남자는 늘 성유리를 저격했고 무슨 일이든 늘 한결같은 태도를 보였다. 오늘날 그들이 이 지경이 된 건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었다.
‘같은 박씨 가문 남자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생각하면 할수록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병실 문 앞에 도착하자 성유리는 곧장 문을 열고 들어갔다.
조금 전까지 울고 있던 박강훈은 엄마를 보는 순간 그대로 굳어버리며 눈물마저 삼켜버렸다.
“엄마 보고 싶다고 떼를 썼잖아. 왜 정작 오니까 가만히 있어?”
박진우는 아이가 계속 조용히 있자 입을 열어 그를 다그쳤다.
박강훈은 눈앞의 엄마를 바라보며 문득 아무런 말도 꺼낼 수 없었다.
엄마가 보고 싶다고 조르던 아이는 막상 성유리를 마주하자 마음속 텅 빈 곳이 무엇인가로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최근 몇 달간 양아현과 함께 지내면서 정말 즐거웠지만 그녀는 사람을 돌보는 법을 잘 모르는지 자꾸만 아프게 했다.
그래서 오히려 엄마와 함께 지냈던 시절이 그리웠다. 엄마는 의사라서 아주 잘 챙겨줬으니까.
예전에는 일 년 내내 작은 감기조차 잘 걸리지 않았고 고열이나 급성 위장염 같은 일은 더더욱 없었다.
성유리는 아이가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침대 쪽으로 걸어가 담담하게 말했다.
“손 내밀어봐.”
박강훈은 그 말에 순순히 손을 내밀었다.
성유리는 집중해서 아이의 맥을 짚다가 미간이 저절로 살짝 찌푸려졌다.
“요즘 뭘 먹었기에 속에 열이 이렇게 많아?”
박강훈은 아빠를 슬쩍 본 뒤 다시 엄마를 돌아보았다.
“최근에 아현 이모가 맛있는 걸 많이 해줬는데 열량이 높긴 해도 다 제가 좋아하는 거라서...”
“이제부터 그런 쓰레기 음식은 먹지 말고 밥 제대로 챙겨 먹어. 과일도 많이 먹고 음식도 담백하게 먹어야 해.”
성유리는 엄숙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들었어?”
예전 같으면 분명 엄마한테 대들었을 텐데 왠지 오늘은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파서 그런지 엄마가 평소보다 훨씬 다정해 보였다. 학교에서처럼 송아림의 편을 들며 그를 꾸짖는 모습이 아니라서 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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