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7화
설날 이후로 박강훈은 이삼일에 한 번씩 송아림에게 놀러 가자고 조르곤 했다.
아직 개학 전이었지만 개인 병원은 정월 초이튿날부터 문을 열었기 때문에, 성유리는 매일 송아림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처음 몇 번 박강훈이 송아림을 찾아왔을 때 성유리는 다소 놀랐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어쩌다가 이렇게 갑자기 좋아진 건지 의아했기 때문이다.
이 일에 대해 송아림에게 따로 물어본 적도 있었다.
아이의 말에 따르면 설날 밤 그들이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한 이후로 관계가 좋아졌다고 했다.
“지금 우리 둘은 친구 사이예요.”
송아림은 이렇게 말했다.
박강훈은 송아림과의 관계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 성유리와의 관계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매번 개인 병원에 올 때마다 ‘엄마, 엄마’ 하며 옆에서 부르는 바람에 성유리는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개학 첫날, 박진우는 아이를 데리러 오지 못했지만 성유리는 일찍 학교 앞에 도착했다.
“엄마, 나도 같이 데려가 주면 안 돼요? 윈드 타워에서 아림이랑 잠깐 놀고 싶어요. 나중에 아빠가 시간 나면 데리러 오면 돼요. 지금은 아빠도 바쁘잖아요.”
그 말을 들은 성유리는 무의식적으로 녀석을 바라봤다.
아이의 눈동자에는 기대에 찬 빛이 가득했다.
옆에 서 있던 송아림도 성유리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유리 이모, 저도 같이 데려가 주세요! 우리 한 번도 같이 하교한 적이 없어요!”
아이의 간절한 부탁에 결국 고개를 끄덕인 성유리는 차 문을 열며 말했다.
“그럼 일단 차에 타. 나중에 아빠한테 꼭 말해. 데리러 오라고.”
“네, 엄마 고마워요...”
박강훈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부드러웠고 얼굴에는 옅은 미소까지 띠고 있었다.
차에 탄 후, 성유리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아현 이모는 너 데리러 안 왔어?”
엄마의 말을 듣고 곧바로 운전석 쪽을 바라본 박강훈은 주저 없이 말했다.
“아현 이모가 나를 잘 돌봐주지 못해서 아빠가 그저께 집에서 내보냈어요. 앞으로도 오지 않을 거예요. 가끔 올 수는 있겠지만...”
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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