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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그 후, 성유리는 사건의 경위를 모두 박지훈에게 말했다. 성유리의 설명을 다 들은 박지훈은 오랫동안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특히 심규찬이 성유리를 산에 있는 별장에 가두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박지훈은 화가 나서 이마의 핏줄까지 튀어올랐다. “지훈 씨가 와서 다행이에요. 그렇지 않았다면 심규찬이랑 다시 그곳으로 갔을 거예요. 그때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정말 상상할 수도 없어요.” 성유리는 한마디를 할 때마다 눈시울이 계속 붉어졌다. 박지훈이 침대 옆에 앉아 손을 뻗어 성유리를 품에 안자 낯익은 숨결에 성유리는 마음이 차츰 평온하게 했다. “내가 널 지키지 못했어, 미안해...” “이 일은 지훈 씨랑 상관없어요.” 성유리가 나지막이 말했다. “제가 너무 방심해서 이런 일이 생긴 거예요.” “그거 알아? 경찰이 네가 죽었다고 발표할 때 난 심지어 네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널 따라...” 성유리는 박지훈이 하려는 말을 짐작한 듯 얼른 손을 뻗어 박지훈의 입을 막았다. 박지훈이 말을 멈추자 성유리는 긴장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생각은 하면 안 돼요, 절대!” 가만히 성유리를 바라보던 박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유리는 박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다시 입을 열었다. “알겠어요?” “알았어.” 박지훈의 눈빛만으로도 성유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뚯렷이 느낄 수 있었다. 그제야 살며시 손을 내린 성유리는 분위기가 누그러진 뒤에야 조용히 물었다. “심규찬에게서 들었어요, 지훈 씨가 제 장례를 치러 주겠다고 했다고...” 성유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지훈이 입을 열었다. “아버지 뜻이야.” 순간 멍해진 성유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박지훈을 바라보았다. “아마도 아버지께서는 정말로 네가 죽은 줄 알고 네가 편안하게 갔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아.” 박지훈의 눈빛은 삽시에 차가워졌다. “아버지께서 매일 끼니도 거르시고 밤잠도 이루시지 못할 정도로 괴로워하셨어.” “죄송해요.” 성유리는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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