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0화
머릿속에 성산각에서의 일들이 떠오른 성유리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성유리가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심규찬은 눈시울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정말 미안해. 용서해 달라는 건 아니지만 이번 일로 누나 마음속에 트라우마가 남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정말 죽일 놈이야.”
성유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성산각에서 있었던 일은 그렇다 쳐도 넌 내 목숨도 구해줬어. 네가 없었다면 지금 내가 여기 있지도 않았겠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고마워. 하지만 너 때문에 두려웠던 것도 사실이야.”
심규찬은 눈시울이 붉은 채 말했다.
“유리 누나, 날 용서해 줄 수 있을까?”
“용서보다는 이제는 네 마음을 접었으면 좋겠어. 네가 진짜로 마음을 접는 날이 내가 널 용서하는 때가 될 거야.”
성유리는 명확히 말하지 않았지만 심규찬은 그녀의 말뜻을 바로 알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접으려고 노력할게. 그래서 언젠가 우리가 다시 친구로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
“이만 가봐.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어...”
이 주제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은 성유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 했다.
심규찬도 성유리의 태도가 단호한 것을 보고 더 이상 말을 꺼내기 어려워 그저 따라 나갔다.
진료 테이블에 앉아 심규찬이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성유리는 혼자 생각에 잠겼다.
심규찬이 진심으로 마음을 접기를 바랄 뿐이었다.
저녁, 안정 그룹.
성훈은 밤 아홉 시가 넘은 후에야 대표이사 사무실에 도착했다.
박지훈이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은 뒤 고개를 들어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오늘 유리 쪽에 무슨 일 있었어?”
성훈은 애매하게 대답했다.
“그렇다고 할 수는 있지만... 또 완전히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박지훈이 고개를 들더니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성훈을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뜻이야?”
“오늘 심규찬이 성유리 씨 찾으러 개인 병원에 왔습니다. 가까이 가지 말라고 막으려고 했는데 성유리 씨가 괜찮다고 하며 심규찬을 데리고 휴게실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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