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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순식간에 야릇해진 분위기에 성유리의 심장은 미친 듯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대표님...” 잔뜩 긴장한 성유리는 마른침을 삼켜내며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지만 박지훈이 그걸 몰라볼 리 없었다. “속눈썹 떨어졌어.” 박지훈은 턱을 잡고 있던 손으로 그녀의 볼을 매만졌다. 뼈마디가 훤히 보이는 손으로 성유리의 하얀 볼을 쓸어내리며 박지훈은 굳이 직접 그 속눈썹을 떼어주었다. 밀당을 하듯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지만 성유리는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입꼬리를 올렸다. “대표님 눈썰미가 좋으시네요.” “왜 긴장해? 그날 실수로 입 맞췄을 때는 긴장 안 했잖아.”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았다. 눈을 크게 뜬 성유리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뒷걸음질을 쳤다. “입을 맞췄다고요? 우리가요?” 손가락으로 박지훈과 자신을 번갈아 가리키는 걸로 봐서 여간 놀란 게 아닌 듯했다. “유리 씨 취한 날에 말이야. 기억 못하나 보네.” 성유리가 깜짝 놀라자 박지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을 흘렸다. 성유리는 당황스러움에 그의 옷깃을 잡았지만 박지훈의 눈빛에 이내 손을 내려버렸다. “대표님... 그게...” “방금 한 말 진짜예요? 그날 제가 취해서 정말 대표님이랑 키스했어요?” “뭘 그렇게 긴장해? 처음도 아니잖아.” 저번 화재현장에서 박지훈이 성유리에게 인공호흡을 해줬으니 입을 맞춘 게 사실 처음이 아니긴 했다. 하지만 그건 인공호흡이고 키스랑은 엄연히 다른 것이었다. 그제야 앞으로는 술을 마시지 말라고 자신에게 당부하던 박지훈의 모습이 떠올라서 성유리의 얼굴은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걱정 마. 책임지라는 말은 안 할 테니까.” 박지훈은 갑자기 돌아서더니 몸을 살짝 숙이며 말했다. “하지만 유리 씨가 떳떳하진 못하겠지. 내 조카가 이 일을 알게 되면 무슨 표정일지 기대되네.” “이런 건... 말하지 않는 게 좋죠.” 갑자기 긴장한 탓에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박지훈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의 촉촉한 입술이 손바닥에 닿자 또 다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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