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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의사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현재 상태로 봤을 때, 앞으로는 두통이 자주 올 겁니다. 지금으로선 진통제를 처방해 드리는 수밖에 없어요. 통증을 완화하는 정도로만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박지훈은 그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표정이 굳은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검사 결과표도 챙기지 않은 채 그대로 진료실을 나가버렸다. 성유리는 그런 그를 보고 황급히 고개를 돌려 의사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오늘 검사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의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붙잡지도, 위로의 말을 건네지도 않았다. 성유리는 검사 보고서를 챙겨 들고 급히 문을 나섰다. 병원 복도에 나오자, 박지훈은 이미 복도 끝에 다다라 있었다. 성유리는 서둘러 뒤쫓아가 겨우 그를 따라잡았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그의 팔을 붙잡았다. 하지만 박지훈은 그녀가 무슨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나 혼자 있고 싶어. 넌 먼저 집에 가.” “이럴 때일수록 혼자 있으면 안 돼요. 나랑 같이 있어요. 내가 곁에 있을게요.” 그러나 그녀가 무슨 말을 해도 박지훈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병원을 벗어났다. 성유리가 뒤따라갔을 땐 이미 택시를 잡아타고 떠난 뒤였다. 성유리는 그가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가슴이 서서히 내려앉는 걸 느꼈다. 손에는 여전히 그의 검사 결과지가 들려 있었고 그 종이를 쥔 손끝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할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좋았을 텐데... 아마 할아버지라면 이 병을 고칠 방법을 아셨을 거야.’ 하지만 지금의 그녀로선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녀의 의술은 이미 경성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였다. 그런 자신조차 방법이 없는데 과연 누가 그를 치료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었다. 성유리는 그저 막막했다. 병원을 나온 박지훈은 처음엔 본가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혹여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알리게 될까 봐, 연로한 아버지가 그 충격을 감당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 결국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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