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1화
성유리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지훈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시선을 그녀의 얼굴에 고정했다. 하지만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유리가 고개를 숙여 그의 눈을 마주했을 때, 그의 눈동자 속에는 깊고 짙은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는 문득 박지훈이 자신에게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러나 결국 묻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고개를 숙여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 맞췄다.
박지훈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쥔 손에 힘을 주며 그 입맞춤을 조금 더 깊게 이어갔다.
성유리는 그의 목덜미에 손을 올려 그를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다음 날, 박지훈은 정식으로 회사에 복귀했다.
성유리도 다시 개인병원으로 돌아가 바쁜 하루를 보냈다.
마침 주말이라 환자가 평소보다 많았다. 그녀는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각, 이미 한 시간 전부터 누군가가 병원 앞에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개인병원 앞.
박진우는 검은색 카이엔 안에 앉아 있었다. 반쯤 열린 차창 너머로 그는 안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성유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 채 환자들을 돌보고 있었고 이제 곧 큰일이 벌어질 거라는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찰칵.
그때였다. 조수석 문이 밖에서 열리며 누군가가 올라탔다.
박진우는 고개를 돌려 확인했다. 차에 오른 사람은 그의 비서 백우영이었다.
백우영은 앉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대표님, 제 쪽에서 확인한 바로는 박지훈 씨가 오늘 밤 성유리 씨에게 청혼할 예정입니다. 장소는 안정 그룹 계열 호텔이고 이미 현장 준비도 끝난 상태입니다. 예상 시간은 밤 8시입니다.”
박진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차 안의 공기가 냉각되듯 무거워졌다.
그는 오늘 아침, 우연히 작은아버지가 성유리에게 청혼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처음엔 믿기지 않아 백우영에게 직접 확인을 맡겼는데, 그 결과는 사실이었다.
“확실한 거야?”
박진우는 믿기지 않는 듯 비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백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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