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3화
성유리는 세현 호텔 앞에 도착하자마자 가슴속에 피어올랐던 그 예감이 점점 더 또렷해지는 걸 느꼈다.
보아하니 박지훈은 오늘 밤 정말 자신에게 청혼하려는 거였다.
박지훈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미소 지었다.
“이제 눈치챘지? 내가 오늘 밤 뭘 하려는지.”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다정했다.
박지훈이 조수석에 앉은 성유리를 바라보며 묻자 성유리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아요.”
박지훈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손을 거두었다.
“이제 완전 깜짝 놀라게 해 주는 건 틀렸네.”
성유리는 잔잔하게 웃었다.
“아직 현장을 못 봤잖아요. 미연이가 엄청 예쁘다고 하던데요? 제가 아직 직접 본 건 아니니까, 아직은 ‘깜짝 놀랄’ 여지가 있죠.”
박지훈은 반신반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결국 아무 말 없이 차 문을 열고 내렸다.
그는 직접 그녀의 문을 열어주고 손을 내밀어 호텔 안으로 이끌었다.
세현 호텔 연회장은 성유리에게 익숙한 곳이었다.
예전에도 몇 번 와본 적이 있지만 그때는 박지훈의 소유라는 걸 몰랐다.
그녀가 왔던 날들은 대부분 돌잔치나 다른 사람의 결혼식 같은 자리였다. 하지만 이렇게 주인공으로 이곳을 찾은 건 처음이었다.
그 사실을 생각하니 마음이 이상하게 벅차올랐다.
박지훈과 함께 연회장 안으로 들어선 순간 성유리는 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너무 예쁘다.’
머릿속에 떠오른 건 단 한마디뿐이었다. 그 외의 표현은 다 부족했다.
홀 전체가 분홍빛 꽃잎으로 덮여 있었고 중앙에는 거대한 성 모양의 장식이 세워져 있었다.
계단 위에도 꽃잎이 흩뿌려져 있고 공기 중에는 은은한 장미 향이 감돌았다.
그야말로 눈부시게 아름답고 숨 막힐 정도로 로맨틱했다.
그녀는 문득 생각했다. 심지어 박진우와의 결혼식조차 이렇게 화려하진 않았다고.
그런데 지금 눈앞의 이 장면은 단지 한 번의 ‘청혼’을 위한 무대일 뿐이었다.
그 순간, 어제 심규찬이 말했던 말이 떠올랐다.
“청혼이 이 정도라면 결혼식은 도대체 얼마나 사치스러울까?”
그때는 허풍이라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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