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6화
그러고는 싸늘하고도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 건드리지 마요!”
성유리가 진짜로 화가 났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박지훈은 머리를 닦으며 화장대 쪽으로 걸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재빨리 따라갔다.
“나 다 설명할 수 있어. 그러니 화내지 마. 우리 이야기 좀 하자...”
“지훈 씨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 건 그렇다 쳐도 어떻게 아버님조차도 나에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 만약 그 여자가 집까지 찾아오지 않았다면 평생 숨길 생각이었어요?”
“이 혼담은 원래 우리 어머니와 안지혜의 엄마가 정한 거야. 두 사람이 아주 친한 친구였거든. 아주 어릴 때 우리 둘을 위한답시고 그렇게 정한 거야. 원래 아버지도 반대하셨지만 어머니의 고집을 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승낙하셨어. 나도 대학 들어가서야 알게 되었어. 그런데 그때 어머니가 갑자기 병이 중해지셔서 돌아가시기 직전에 내 생각을 물으시더라고. 나중에 안지혜와 결혼하고 싶은지 말이야.”
박지훈은 엄숙하게 말했다.
“나는 그때 바로 싫다고 말했어. 그래서 어머니도 돌아가시기 전에 그 집 가족들을 불러 이 혼담을 취소했고 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어. 이 혼담은 무효가 된 거야. 그래서 우리 아버지도 너에게 말하지 않으신 거지!”
그 설명에 안색이 변한 성유리는 한참을 침묵하다가 조용히 대답했다.
“그럼 안지혜가 왜 여전히 지훈 씨 약혼녀라고 주장하는 거예요?”
“나도 모르겠어. 회사 차린 이후로는 더 이상 연락한 적도 없어...”
박지훈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한편 성유리는 계속해서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반신반의하는 눈빛으로 박지훈을 바라보았다.
“지훈 씨 말, 어디까지 믿으면 될까요?”
“믿지 못하겠으면 우리 아버지에게 물어보거나 우리 큰형, 아니면 둘째 형에게 물어봐도 돼. 다들 알고 있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말하는 박지훈의 모습에 성유리는 그를 흘깃 바라본 후 한마디 했다.
“그럼 지금 집까지 찾아와서 약혼녀라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할 거예요?”
이 소식이 밖으로 퍼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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