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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성유리는 박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니까 박지훈은 지금까지도 그녀가 왜 화가 났는지 모른단 말인가? 그 말에 성유리는 더욱 화가 났다. “내려요.” “싫어.” 박지훈 또한 쉽게 물러설 것 같았다. “분명하게 말하기 전까지 못 내려.” 그러고는 재빨리 손을 뻗어 성유리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끌어당기려 했다. 바로 그때 성유리의 전화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고개를 숙여 화면을 본 성유리는 진무열에게서 걸려 온 전화인 것을 발견했다. 박지훈이 한 손을 너무 꽉 잡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전화기 너머로 진무열의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우리 병원 조사하러 왔어요. 누군가 우리 회사 세금에 문제가 있다고 신고했대요. 빨리 와서 확인해 보세요!” 그 말을 들은 성유리는 마음이 바닥까지 가라앉았다. “어떻게 그런 일이... 누가 신고한 거예요?” “구체적인 상황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알겠어요. 제가 바로 갈게요.” 전화를 끊은 후 옆에서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 있어?” 박지훈이 잡고 있던 손의 힘이 약간 풀린 것을 느낀 성유리는 그 틈에 박지훈의 손을 뿌리쳤다. “내려요. 나 급한 일이 있어서 병원에 가봐야 해요.” 박지훈도 성유리의 표정이 초조한 것을 보고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성유리가 차를 몰고 떠난 후 박지훈은 재빨리 마이바흐를 타고 그녀의 차 뒤를 따랐다. 성유리와 살짝 거리를 둔 채 따라갔기에 성유리는 박지훈이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세금 문제가 있다는 말에 뒤를 돌아볼 여유가 전혀 없었다. 개인 병원을 개업한 이래로 한 번도 세금 문제에 연루된 적이 없었다. 내야 할 세금 모두 냈는데 대체 누가 신고했을까? 혹시 누군가가 뒤에서 일을 꾸미고 있는 걸까? 도대체 누가 뒤에서 일을 꾸미고 있는 걸까?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떠오르자 핸들을 잡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더 들어갔다. 발아래 가속 페달을 힘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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