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6화
시계를 확인해 보니 어느덧 늦은 시간이었고 슬슬 집에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았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결국 휴대폰과 차 키를 집어 들고 사무실 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박지훈이 집에 도착했을 때, 성유리는 집에 없었다.
“유리는 아직 안 왔나요?”
그는 청소 중이던 김영자를 힐끗 바라보며 물었다. 눈에는 의문이 서려 있었다.
“유리 씨는 점심 전에 잠깐 다녀가셨고, 식사 후에 다시 나가셨어요.”
“어디 간다고 말 안 했나요?”
박지훈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 김영자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엔 점점 그늘이 드리웠다.
“어디로 간다곤 안 하셨는데, 아마 일하러 나가신 것 같았어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더는 묻지 않고 곧장 2층으로 올라갔다.
요즘 그녀가 운영하던 한의원은 잠시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렇다면 작업실에 갔을 가능성이 컸다.
한편, 그 시각 성유리는 막 차에 올라 귀가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 시동을 건 순간,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화면을 내려다본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에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박진우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강훈이가 몸이 안 좋아. 병원 가자고 했는데 안 간다고 버티는 거야. 꼭 네가 봐줘야 한대...”
성유리는 휴대폰 화면의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밤 9시를 넘긴 시간이었다.
지금 출발해서 벨뷰 레지던스까지 다녀오려면 아무리 빨라도 11시는 넘길 터였다.
망설이던 그 순간 수화기 너머로 아이의 울음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엄마가 봐줘야 해요! 엄마가 와야 해요!”
박진우의 말엔 어쩔 수 없는 무력감이 실려 있었다.
“들었지?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어.”
잠시 침묵하던 그녀는 결국 조용히 대답했다.
“알겠어요, 금방 갈게요.”
전화를 끊은 박진우는 조용히 아이를 바라보았다.
박강훈은 아빠 옆에 바짝 다가앉아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정말 엄마가 올 거예요?”
박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지금 오고 계셔.”
박강훈의 얼굴에는 금세 옅은 미소가 번졌다.
사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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