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4화
성유리가 작업실에 막 도착했을 무렵,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화면을 내려다보았다. 발신자는 정영준이었다.
정영준은 웬만해서는 먼저 연락해 오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전화를 걸었다는 건, 급한 일이라는 의미였다.
성유리는 혹시 박지훈 쪽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싶어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정 비서님?”
“성유리 씨, 세무서 쪽 건은 제가 알아봤어요. 당신 개인병원은 아무 문제 없답니다. 누가 일부러 뒤에서 일을 꾸며서 그쪽에서도 어쩔 수 없이 절차상 조사를 한 거였대요.”
그 말을 들은 순간, 성유리는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게다가 누가 시켜서 알아본 건데요?”
정영준은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
“박 대표님 지시였어요. 요즘 업무가 바빠서 직접 설명해 드릴 시간이 없다고 하셔서, 제가 대신 연락드리는 겁니다. 며칠 내로 다시 정상 영업할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이번에도 박지훈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준 거였다.
그날 박지훈은 본가에서 그녀의 차를 따라 한의원까지 간 게 맞았다. 그래서 이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성유리는 더 묻지 않고 짧게 몇 마디 나눈 뒤 전화를 끊었다.
이미 박지훈이 누군가가 뒤에서 손을 썼다는 사실까지 파악했다면, 그 누군가가 정확히 누구인 지도 알아냈을까?
박지훈에게 메시지를 보내 자세한 상황을 묻고 싶었지만, 정영준의 말대로 지금 업무 중이라면 방해가 될까 싶어 성유리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
요즘 성유리의 정신은 온통 한의원에 쏠려 있었다. 그 바람에 운영 중인 미디어 채널은 한동안 업데이트를 멈춘 상태였다.
팬들은 댓글로 연일 새 영상 업로드를 재촉하고 있었다. 성유리의 정체가 밝혀진 뒤 그녀의 온라인 계정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현재 팔로워 수만 400만이 넘었다.
이건 무척 좋은 기회였다. 성유리는 이를 계기로 작업실과 전통문화 콘텐츠를 더 널리 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자신이 전하고 싶은 가치를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