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5화
성유리는 어떻게든 송아림을 위로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보자, 입을 열기가 너무도 어려웠다.
그 순간, 옆에 있던 박지훈이 조용히 다가왔다. 그는 길고 단단한 손으로 아이를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
그는 송아림의 볼에 맺힌 눈물을 조심히 닦아주며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를 달랬다.
“괜찮아. 아빠랑 유리 이모가 옆에 있으니까. 이따가 엄마를 만나면 하고 싶은 말 다 해. 엄마는 다 들을 수 있어.”
“정말 엄마가 들을 수 있어요?”
송아림의 얼굴에는 여전히 서러움과 그리움이 가득했다. 동그란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박지훈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엄마는 지금 하늘에서 너를 보고 있어. 네가 무슨 말을 하든 다 들을 수 있어.”
송아림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럼 유리 이모가 말한 그 아주 먼 곳이 하늘이라는 뜻이었어요? 엄마는 하늘의 별이 된 거예요?”
“맞아. 그리고 언젠가 우리도 모두 별이 되면, 그때 다시 엄마를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너무 무서워하지 마.”
“네.”
박지훈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따뜻했다. 아이를 껴안은 채로 다정하게 다독이는 그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성유리는 어느새 눈가가 뜨겁게 젖어 들었다.
박지훈은 비록 아빠가 된 적은 없지만, 이런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아이를 잘 다루는 사람이었다.
송아림은 그의 친딸도 아니건만, 그는 항상 한결같은 태도로 아이를 아끼고 보살폈다. 진심으로 송아림을 가족처럼 품어주는 모습이었다.
그가 정말 아버지가 된다면, 분명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송원희의 묘소는 경성 외곽의 작은 산자락에 있었다.
박지훈이 안내한 덕분에 세 사람은 금세 찾을 수 있었다.
그곳은 경성에서도 가장 조용한 사설 묘역 중 하나였다. 산 중턱쯤 되는 자리에 송원희의 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성유리는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과일과 꽃을 정성스레 올려두고 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원희 씨. 오늘 지훈 씨랑 아림이랑 셋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