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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안지혜는 얼굴을 강하게 맞은 탓에 고개가 한쪽으로 홱 돌아갔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충격이 가득 담겼고 바닥만 멍하니 응시한 채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성유리가 방금 날린 뺨 한 대는 거의 전력을 다해 때린 것이었고 그 힘이 고스란히 안지혜의 얼굴에 전해져 화끈하게 아파왔다. 그녀가 성유리를 때렸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한 힘이었다. 설마 이렇게 세게 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안지혜였다. 겨우 정신을 수습한 안지혜는 맞은 뺨을 감싸 쥔 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성유리를 노려봤다. “너 지금 나를 때렸어?” “그저 받은 만큼 돌려준 것뿐이야.” 성유리의 말투는 냉랭했으며 그 눈빛 속에는 소름 끼칠 만큼의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앞으로 단톡방에서 나한테 시비 걸지 마. 또다시 뒤에서 꼼수 부리는 짓 들키기만 해봐, 그땐 이렇게 끝나지 않을 거야.” “그럼 어쩔 건데? 또 때릴 거야?” 안지혜는 오히려 미친 듯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 “그래, 내가 그랬어. 다 내 짓이야. 그런데 너 나한테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녀는 점점 더 제정신이 아닌 듯한 미소를 지으며 비웃음을 터뜨렸다. “너랑 지훈 씨가 약혼했던 거, 그리고 너희 어머니랑 지훈 씨 어머니가 친분이 있는 거, 봐서 이번엔 그냥 넘어가는 거야. 하지만 다음은 없어. 또 건드리면 진짜 가만 안 둬.” 성유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안지혜는 다시 손을 들어 뺨을 때리려 했다. 하지만 성유리는 순식간에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고 그 눈빛에는 단단히 독기가 서려 있었다. “한 번만 더 나 건드려 봐. 진짜 끝장을 보게 될 거니까.”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안지혜는 무엇인가 말하려다 그만 입을 다물었다. 성유리의 눈에 비친 날 선 살기에 기가 눌린 듯했다. 성유리는 더는 말없이 그녀의 손목을 힘껏 뿌리치고는 곧장 돌아서서 테이블 위에 있던 태블릿을 챙겼다. 그러고는 말없이 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성훈도 그 모습을 보자 재빠르게 따라나섰다. 쾅. 문이 거칠게 닫히는 소리가 정적을 깨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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