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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진무열이 CCTV를 확인한 뒤, 화면을 사람들 앞에 보여줬다. 이내 사람들은 장기영의 얼굴에서 드러난 괴이하고도 사악한 미소를 확인하곤 또다시 발칵 뒤집혔다. 이제 진실은 다 드러난 상황이었다. 장기영은 이 상황을 보다 도망칠 생각을 했지만 이미 옆에 있던 남자에게 단단히 붙잡혀버렸다. 그리고 장기영이 데리고 온 몇몇 사람들은 이미 자취를 감춰버린 뒤였다. “아들, 왜 그렇게 큰 위험을 감수하고 해산물을 먹은 거야?” 방금 전까지 거만하고 흥분하던 할머니도 장기영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장기영은 덜덜 떨며 말까지 더듬었다. “저... 저는...” “누가 시킨 겁니까?” 박지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로 여전히 장기영의 멱살을 꽉 잡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도대체 누가 시킨 거죠?” 박지훈의 눈빛이 점점 날카로웠고 그의 몸에서 나오는 압박감은 점점 더 강해졌다. 성유리도 박지훈을 바라봤는데 처음으로 그에게서 이렇게 날 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꽤 화가 났나 보네?’ “이 일은 단지 저희 병원의 평판에만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 의사들의 인성 문제까지 얽히게 될 수 있어요. 만약 당신이 진실을 말하신다면 전 용서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고요.” “아... 아무도 안 시켰습니다.” 장기영은 이를 악문 채로 말을 이어갔다. “경찰에 신고하려면 하세요!” 그러자 박지훈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물었다. “그 선택... 후회 안 할 자신 있습니까?” 그 순간, 아이를 데려다주고 온 정영준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내 그는 박지훈 옆으로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표님.” 박지훈은 정영준이 있는 곳을 쳐다보며 말했다. “정 비서, 여기 있는 사람들 다 나가게 하세요. 이 사람이랑 따로 할 얘기가 있으니.” “알겠습니다.” 정영준은 박지훈의 지시를 받고 몰려있던 사람들을 빠르게 정리했다. 구경하는 노인들이나 할머니들도 모두 쫓겨났는데 거기엔 장기영 어머니와 진수정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제 병원에는 성유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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