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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성유리는 박진우가 양아현을 감싸는 모습이 점점 더 우습게 느껴졌다. “이모!” 그때, 갑자기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성유리를 정신 차리게 만들었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이내 송아림이 빠르게 자신 쪽으로 다가오며 환하게 웃고 있는 걸 발견했다. 성유리는 옆에 있는 남자에게 신경 쓰지 않고 아이에게 시선을 돌렸는데 눈빛에서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이 장면은 박진우에게도 분명히 보였을 것이다. 박진우의 눈에서 한동안 불쾌한 기색이 떠오르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아림이도 웃을 줄 아네?” 송아림은 그 소리를 듣고 경계의 눈빛을 보이며 성유리 뒤로 숨으려 했다. “아림아, 걱정하지 마, 이모랑 같이 가자.” 성유리는 박진우를 쏘아보며 아이를 재빨리 길가로 이끌었고 송아림의 발걸음도 자연스럽게 빨라졌다. 박진우는 그 모습을 보며 화가 나면서도 웃기기까지 했다. 그 아이가 자신을 이렇게 두려워한다는 게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작은아버지는 나보다 더 냉랭하지 않았나?’ 성유리는 원래 오늘 중고차 매장에서 차를 보려 했지만 오늘의 사건으로 차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 대신 그녀는 일찍 송아림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오늘 일찍 일을 마친 진미연은 집에 돌아왔는데 성유리는 막 저녁을 다 차린 상태였다. “네가 이렇게 일찍 돌아올 줄 몰랐어! 나보다 더 일찍 왔네.” 진미연은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어떻게 저녁 다 만들었어?” “마음이 상할 때는 잘 먹는 게 중요하지. 위장은 심장과 가장 가까운 곳이니까 배를 채우고 나면 기분도 나아지는 법이야.” 성유리는 진지하게 대답하며 의자에 앉았다. “오늘 일이 꽤 골치 아팠나 봐?” 진미연도 성유리에게 웃으며 묻더니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송아림에게 음식을 덜어 주던 성유리는 고개를 들어 진미연을 바라보았다. “다 지나간 일이라서 괜찮아.” “그냥 이렇게 끝낼 거야? 반격할 생각은 없고?” 진미연은 다급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 일은 분명히 양아현 그 악독한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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