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이강현의 몸에 오빠의 심장이 없다면 내가 그의 곁에 남아있을 이유도 없었다.
“세아야, 왜 그래? 세아야...”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이강현이 내 앞에 와 있었다. 그는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싼 채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그의 목소리에 간신히 정신을 차렸지만 입에서는 계속 똑같은 말만 흘러나왔다.
“심장은? 우리 오빠 심장은 어딨어요? 거짓말일 거야, 거짓말이야.”
“오빠라니? 무슨 심장? 세아야, 무섭게 왜 그래...”
그는 걱정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미친 사람처럼 이강현의 옷을 거칠게 벗기기 시작했다.
나의 행동에 이강현은 순간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차갑고 날카로운 인상의 그가 얼굴을 붉히며 당황스럽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세아야, 여기 밖이야. 우리 집에 가서...”
“형부, 얘기해줘요. 형부... 심장 이식 수술받았죠?”
나는 그의 말을 단호하게 잘라내고 계속해서 옷을 벗겨냈다. 결국, 거칠게 젖혀낸 이강현의 셔츠 너머로 수술로 인한 흉터가 진하게 남은 그의 가슴이 보였다.
“형부 몸에 있는 심장, 정재현 심장 맞죠? 오빠 심장이... 형부한테 간 거 맞죠...”
나는 그 흉터를 어루만지며 고개를 들어 이강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나의 다급한 목소리는 단 하나의 대답만을 원하고 있었다.
“오빠 심장이 형부 몸에 있는 거 맞죠? 그런 거죠? 대답해요, 맞죠?”
“세아야, 왜 그래? 나한테 이식해준 사람 이름은 또 어떻게 알고...”
“대답해줘요. 맞아요, 아니에요? 정재현 심장이 이 안에 있냐고!”
이강현도 어딘가 잘못됐다는 것을 직감한 듯했다. 나는 거의 악다구니를 쓰며 또다시 그의 말을 끊고 하나의 진실만을 끝없이 추궁했다.
그 순간, 이강현도 뭔가를 눈치챈 듯했다. 워낙 두뇌 회전이 빠른 사람이었으니 나의 반응 하나하나를 조합해 뭔가를 알아내는 것쯤은 당연했다.
그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다시 심장병 증세가 도진 건지 기침까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나는 예전처럼 다급히 달려들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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