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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지금 그를 자극해선 안 된다는 사실쯤은 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심장이 약한 사람이었다. 지금 이 상황에 조금의 자극이라도 줬다간 죽어버릴지도 몰랐다. 게다가 겨우 감옥까지 넣은 윤씨 가문 사람들 역시, 내가 이강현의 기분을 건드린다면 언제든 풀려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 상관없었다. 나 자신조차도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미쳐버릴 것 같았다. 4년이었다. 나는 자존심도 버리고, 부끄러움도 잊은 채 이강현의 개가 되었다. 그를 기쁘게 해주려고 바보처럼 웃어도 보고 때로는 한없이 그와 얽히고 그에게 스며들며 밤을 보냈다. 내가 이강현에게 그토록 매달렸던 이유는 그의 가슴 속에서 뛰고 있던 심장이 정재현의 것이라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게 거짓이었다. 노정의 겨울은 언제나 눈이 내렸다. 지금처럼 이렇게 하얀 눈이 하늘 가득 쏟아지던 날이었다. 나는 그 눈발을 정면으로 맞으며 이강현에게서 등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세아야...” 희미하게 이강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운 없이 떨리는 그의 목소리는 절망으로 물들어 있었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달렸다. “윤세아... 너는 단 한 번도 날 사랑한 적이 없었던 거야... 그랬던 거지...” 그 마지막 한 마디에 눈 속에 묻힐 무렵, 경호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나는 그제서야 이강현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깨달았다. 예전 같았다면 나 역시 망설임 없이 다시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에게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역시 그의 말대로 나는 단 한 번도 이강현을 사랑한 적이 없었다. 정말 단 한 번도. 나는 산을 올라가 묘비 앞에 멈춰 섰다. 묘비에 새겨진 사진 속에는 깨끗하고 밝은 미소의 정재현이 있었다. 그를 보는 순간, 나는 무너져 내리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묘비에 이마를 갖다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오빠... 세아 왔어요.” “미안해요, 오빠... 세아가 큰 실수를 했어요. 오빠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해버린 거 있죠...”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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