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나는 아득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토록 그리웠던 오빠를 보았다.
정세아. 고아이자 부모도 모르는 잡종.
보육원에서 자라 가난하고 무미건조한 나날을 보냈다.
고아가 워낙 많고 원장님도 늘 바빴기에 보통은 나이가 많은 아이들이 영유아를 돌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4살 연상인 오빠가 나를 돌봐주었다.
의식주를 포함해 사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존도가 점점 높아졌고, 결국에는 그를 독차지한 채 나만 돌볼 수 있도록 다른 사람 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했다.
오빠는 그런 나를 타일렀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사람은 베풀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결국 마지못해 한발 물러섰고, 다른 아이도 보살피되 오로지 남자만 가능하다는 조건을 걸었다.
참, 나는 성이 없다. ‘정’은 오빠의 성이었다.
오빠는 내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봤고 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 세아는 어쩜 이렇게 예쁠까?”
“세아야, 또 한 살 먹었네? 생일 축하해.”
“잘했어! 이대로만 가면 좋은 대학은 문제없겠는데?”
어느덧 집착이 도를 넘었는지 오빠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세아야, 나 말고 다른 사람도 만나 봐. 그러다 내가 사라지기라도 한다면...”
나는 대뜸 끼어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오빠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갈 거예요. 우린 평생 함께할 운명이죠.”
오빠는 피식 웃으며 반짝이는 눈동자로 말했다.
“너도 나중에는 결혼해야 하잖아.”
“오빠한테 시집갈래요. 제 남편이 되어 주세요.”
어려서부터 누누이 얘기했지만 단지 장난이라고 여기고 한 번도 진지하게 받아들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내가 늘 진심이었다는 걸.
나보다 4살이 많아서 일찍이 대학교에 입학한 오빠는 여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결국 질투심에 눈이 멀어 일부러 뜨거운 물에 덴 뒤, 괴롭힘을 당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선배 여동생 이상해요! 완전 여우가 따로 없다니까요?”
하지만 오빠는 나를 믿어주었다. 화가 난 여학생들이 떠나자 비로소 우리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