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예상치 못한 질문에 나는 상념에서 벗어났고 괜히 뜨끔했다.
“아니요. 왜요?”
의심스러운 표정을 보고 딱 잘라 부인했다.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울면서 오빠를 찾더라고.”
이강현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고 대답했다.
“그래요? 오빠 없어요. 악몽이라도 꿨나 봐요.”
다행히 더는 추궁하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정이 되어 수액을 마치고 나니 마취가 서서히 풀렸다.
미세한 통증이 조금씩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고통이 점점 몰려왔고, 하필이면 등에도 화상이 있어 한 가지 자세로 버텨야 했기에 너무 힘들었다.
이강현이 옆에서 나지막이 달래주며 입술에 키스했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사실 그리 반가운 입맞춤은 아니었다. 이내 눈을 감고 힘없이 말했다.
“형부, 침대에 올라와서 저 좀 안아주면 안 돼요? 품에 있으면 덜 아플 것 같아요.”
나는 몸을 웅크리고 그의 가슴에 귀를 기울인 채 심박수를 세며 힘겨운 밤을 견뎠다.
...
윤아린은 다음 날 오후에 병실을 박차고 들어왔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드레스 차림이었고, 초췌한 얼굴과 다크서클이 생긴 눈만 봐도 잠을 설친 게 분명했다.
그녀가 나타났을 때 이강현이 마침 자리를 비웠다.
화상 때문에 밤새 통증에 시달린 나는 제대로 쉬지도 못했고 입맛도 없었다.
그나마 케이크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에 이강현이 직접 사러 나갔다.
“널 다시 봤는데? 돈에 눈이 멀어서 목숨도 뒷전인 거야?”
윤아린이 성큼성큼 다가와 침대 옆에 서서 원망이 가득한 말투로 비아냥거렸다.
불길 속으로 뛰어든 나랑 비교하면 그녀는 얼마나 나약한가? 이강현에 대한 감정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정세아, 똑똑히 들어. 주제 맞게 행동해!”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윤아린의 건방진 태도에 나는 혀를 내둘렀다.
이런 모습이 오히려 역효과가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묵묵부답하는 나를 보자 윤아린은 그제야 당황한 듯 가까이 다가왔다.
“설마 떠나지 않겠다고 버티려는 심산이야? 착각하지 마. 강현은 어젯밤 네가 불바다에 뛰어든 모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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