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화
소유나는 괜히 위로하려 들지 않았다.
이건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몫이었다.
자신은 그냥 옆에 있는 사람일 뿐, 감히 개입할 수 없는 감정선이었다.
죽고 못 살 정도로 사랑한다고 하는데 괜히 ‘그만둬라’, 잊어라’ 같은 말을 했다가 오히려 사랑 앞에 찬물 끼얹는 죄인 되기 딱 좋았다.
“이제 어쩔 거야? 계속 마실래 아니면 들어갈래?”
소유나는 더 말하지 않았다.
이 이상은 설득이 아니라 강요가 되기 쉽상이었다.
연지은은 손에 남은 술을 단숨에 들이켰고 빈 병을 힘껏 쥐어 구기며 대답했다.
“들어가야지.”
“내가 데려다줄게.”
“고마워.”
차 안에서 연지은은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
소유나는 조수석에 앉아 있다가 틈틈이 백미러로 그녀를 살폈다.
사람은 감정 앞에서 자주 무너진다.
누군가는 사랑 때문에 스스로 생을 끝내고 또 누군가는 사랑 하나에 모든 걸 던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걸 ‘진짜 사랑’이라 부른다.
하지만 진짜 사랑이라면 이렇게까지 아플 필요가 있을까?
차가 멈추자 연지은은 조용히 눈을 떴다.
“문 대표님, 고마웠어요.”
가방을 챙긴 연지은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문지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비틀비틀 내리는 걸 본 소유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혼자 괜찮겠어? 위에까지 데려다줄까?”
“괜찮아.”
연지은은 차문을 닫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잘 가.”
소유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그녀가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런 그녀를 옆눈으로 살피던 문지후가 조용히 말했다.
“마음에 걸리면 따라가 봐.”
“아니에요.”
소유나는 시선을 거두며 고개를 저었다.
“나보다 언니고 철도 잘 든 사람이에요. 괜찮을 거예요.”
“그럼 우리도 집에 갈까?”
“네.”
차는 조용히 방향을 틀어 출발했다.
그 순간, 소유나의 핸드폰에 연지은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나 이제 놓을게.]
소유나는 그 짧은 문장을 한참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하지만 답장은 보내지 않았다.
“왜 웃어?”
문지후가 물었다.
“그냥요, 별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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