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화
소유나의 생리 기간이 끝나자 문지후는 유난히 바빠지기 시작했다.
밤늦게까지 회사에 붙잡혀 있는 날이 많아졌고 겨우 돌아온 그의 얼굴에는 피로가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소유나는 굳이 섭섭해하거나 불만을 품을 수가 없었다.
그날 밤도 마찬가지였다. 시곗바늘이 자정을 넘기고서야 현관문이 열렸다.
소유나는 거실 소파에 앉아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문지후는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면서 말했다.
“내일 밤엔 집에 못 들어올 것 같아.”
“응?”
소유나가 눈을 맞추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해외 쪽이랑 온라인 회의 몇 개 잡혔어. 시차가 안 맞아서 밤에 해야 해.”
그는 부엌으로 가서 물을 한 컵 마셨다.
소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렇죠. 그 시간대엔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번거롭고.”
문지후는 컵을 내려놓고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다 불쑥 말했다.
“그냥 내 쪽으로 다시 올래?”
예전에 소유나는 잠깐 그 집에 머문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녀 쪽 집에서 함께 지내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바뀐 그 흐름을 굳이 되짚진 않았다.
소유나는 몸을 돌려 자세를 바꾸며 말했다.
“그런데 그때 왜 내 쪽으로 온 거예요? 그땐 나한테 감정 없었잖아요.”
문지후는 조용히 컵을 씻어 제자리에 놓고는 짧게 답했다.
“지금 와서 그게 중요한가?”
“그냥 궁금해서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때 이유가 뭐든 상관없잖아.”
소유나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요. 지금이 중요하죠.”
“그럼 이번 기회에 아예 옮기자.”
“좋아요.”
소유나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지후 씨 집이 회사랑도 가깝잖아요. 제가 찾아가기에도 더 편하고.”
문지후는 그녀의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굳이 그걸 짚고 싶지도 않았다.
“짐 챙겨올게요.”
“그럴 필요 없어. 옷은 다 있으니까.”
소유나는 그래도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방 안에서 소리쳤다.
“지후 씨, 오늘 밤에 바로 가요.”
막 셔츠를 벗으려던 문지후는 다시 단추를 잠그며 대답했다.
“그래.”
소유나는 속옷과 잠옷만 간단히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