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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소유나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 순간, 전혀 초조하지도 않았고 문지후와 백서윤이 단둘이 있다는 사실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녀가 그렇게 대범해서가 아니라 백서윤이 이제 현실을 똑바로 보길 바랐기 때문이다. 무슨 짓을 해도 지금 문지후의 아내는 그녀였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녀는 서재 쪽 소리를 엿들 생각조차 없었다. 오히려 핸드폰을 들고 짧은 영상을 보며 웃고 그중 재미있는 건 유연서에게 공유까지 했다. 몇 개 보지도 않았는데 문지후가 벌써 들어왔다. 소유나는 고개를 젖히며 그를 바라봤다. “갔어요?” “왜, 아쉬워?” 문지후가 되물었다. “그냥요. 너무 빨리 갔다 싶어서.” 소유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설마 내가 보고 싶어서 후다닥 보낸 거예요?” 문지후는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회의 잠깐 쉬는 중일 뿐이야.” “백서윤 때문에 멈춘 거 아니고요?” 소유나는 가볍게 빈정댔다. 문지후는 대답 대신 묵묵히 그녀를 바라봤다. 그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고 그 안에 알 수 없는 날카로움이 번졌다. 소유나는 그런 눈빛을 알고 있었다. 동물 다큐에서 본 적 있었다. 사자가 사냥감 앞에서 마지막으로 호흡을 고르는 그 순간의 눈빛. 그런데 이상하게도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심장이 한 번 쿵 하고 더 크게 뛰었다. “지후 씨.” 그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내려다봤다. 깊고 묵직한 눈동자 안에는 파도처럼 이는 감정이 스치고 있었다. 소유나는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촉촉한 눈망울에 붉은 입술, 어딘가 순수해 보이면서도 눈썹 사이에 숨겨진 요염함이 스쳐 지나갔다. 딱 남자들이 흔들리는 그런 여자. 그런데 그 이상이었다. 그녀는 단순한 미인이 아니었다. 문지후는 예쁘기만 한 여자, 몸만 요란한 여자 따위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런 여자는 이미 수없이 봐왔고 너무 지겨워서 웃음조차 나지 않았다. 하지만 소유나는 얼굴만이 아니라 영혼이 뛰고 있었다. 생기 있고 장난스럽고 예측이 안 되는 여자. 문지후는 그 사실이 거슬렸다. 그리고 동시에 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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