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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경험에서 나오는 거지. 돼지고기를 안 먹어봤다고 돼지를 본 적 없진 않잖아?] 소유나는 코웃음을 쳤다. [내가 그걸 믿을 것 같아?] [믿든 말든. 말만 하지 말고 그냥 해 봐. 나 문지후 씨가 진짜 회의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고는 안 믿거든.] 잠깐 침묵이 흘렀고 소유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냥 됐어. 이럴 땐 현명해지는 게 맞아. 진짜 중요한 회의면 이런 늦은 시간까지 할 리가 없어. 남자들이 나쁜 여자 좋아한다지만 그보다 더 좋아하는 건 눈치 있고 똑똑한 나쁜 여자야.] [그럼 빈 방 혼자 지키는 한풀이 여왕처럼 굴지 말고 얼른 씻고 자.] 소유나는 입술을 꾹 다물고 핸드폰을 내려놨다. 이불을 세게 움켜쥔 손끝에 힘이 들어갔다. 불을 끄고 눈을 감았지만 마음이 뒤숭숭했다. 억지로 잠들어보려 애쓸수록 더 잠이 오지 않았다. ‘진짜 연서 말대로 지후 씨를 묶어두고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볼까?’ 침대 위에서 끙끙거리며 머릿속이 복잡해졌고 그렇게 뒤척이다가 결국 지쳐 잠이 들었다. ... 문지후가 회의를 끝낸 시간은 새벽 네 시를 넘긴 뒤였다. 의자에 몸을 기댄 채 관자놀이를 누르며 눈을 감았지만 떠오른 건 소유나의 짙게 물든 눈동자였다. ‘이 시각이면 자고 있을까.’ 문지후는 씻고 나서도 침실로 향하지 않았다. 그대로 서재에 남아 있었다. 해가 뜰 때까지 서재에 앉아 있다가 직접 죽을 끓이고 배달시킨 만두를 받아들었다. 죽이 완성될 즈음, 소유나가 침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침대 옆이 텅 비어 있는 걸 보고 문지후가 밤새 안 들어왔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 “밤샜어요?” 소유나가 물었고 문지후는 죽을 그릇에 덜면서 대답했다. “응.” 소유나는 식탁에 앉아 죽을 한 숟갈 떠먹고 문지후가 만두를 베어 무는 걸 바라봤다. “지후 씨, 궁금해서 그러는데... 어제 밤엔 어떻게 참았어요?” 문지후는 말없이 만두를 꿀꺽 삼키며 말했다. “밥 먹을 땐 말하지 마.” 소유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다. “만두가 나보다 예뻐요?” “적어도 배는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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