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화
“너 눈치 못 챘어? 다들 너 별로 안 좋아하던데.”
소유나는 눈썹을 살짝 들어올렸다.
“사람은 말이야, 자기 위치를 알아야 해.”
백서윤은 조용히 주먹을 움켜쥐었다.
소유나가 굳이 과거를 들먹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
자리에 돌아와 앉자 소유나는 별일 아니라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했고 백서윤도 곧 따라왔다.
하지만 백서윤의 눈가는 벌겋게 부어 있었고 누가 봐도 금방 울다 나온 얼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단 한 사람조차 물어보지 않았다.
식사가 끝난 후, 문지후는 계산을 하러 자리를 떴고 백서윤은 조용히 손으로 눈가를 훔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소유나는 계산대 옆에서 휴지 한 장을 뽑아 조용히 그녀에게 건넸다.
“눈에 뭐 들어간 거야? 요즘 계속 눈 빨갛던데. 시간 내서 안과 한 번 가봐.”
백서윤은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이를 악물 뿐이었다.
허진서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입꼬리가 씰룩거리는 걸 들키지 않으려 애쓰는 표정이었다.
...
백서윤은 더 이상 함께 움직이지 않았고 조용히 택시를 잡아 타고 먼저 자리를 떴다.
“난 로펌 복귀해야 해서 먼저 갈게.”
허진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진우가 문지후에게 물었다.
“대표님은 다시 회사로 가십니까?”
“아니.”
문지후는 손을 내밀었다.
“차 키 줘.”
진우는 키를 건넸고 문지후는 곧바로 소유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집에 가서 낮잠 안 잘 거야?”
소유나는 살짝 긴장했다.
왠지 집에 가면 문지후가 방금 일로 따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회사 가서 일 좀 할까 해요.”
“오늘 휴가 썼잖아.”
문지후는 그녀가 자신을 피하려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그럼 하루 더 연차 내줄 수도 있는데?”
소유나는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까진 없어요.”
“타.”
소유나는 뒷좌석 문을 열려 했지만 문지후가 먼저 손을 뻗어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는 그녀의 손을 붙잡아 조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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