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화
문지후가 온다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거의 열흘 동안 보이지 않았던 사람이 눈앞에 불쑥 나타나자 소유나는 조금 놀랐다.
“이분은...”
유재명은 문지후를 보더니 다소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시골에서 평생을 살아온 터라 문지후처럼 만만치 않은 사람은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유연서 어머니도 조금 조심스러워졌다. 분명 자기들이 집주인인데 오히려 남의 집에 잘못 들어온 사람처럼 느껴졌다.
“아저씨, 아주머니, 죄송해요. 제 남편 문지후예요.”
소유나는 문지후가 아무 예고 없이 들이닥쳐 인사도 없이 들어온 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 이분이 네 남편이야? 보기에는...”
유연서 어머니는 안 어울린다고 말하려다 말을 바꿨다.
“꽤 잘 어울리네.”
모든 게 어울리지 않는 게 아니라 문지후의 기운이 소유나와 어울리지 않았다. 소유나처럼 온화한 사람이 차가운 문지후와 결혼한 게 의문스러웠다.
문지후의 시선은 오래도록 소유나에게 머물렀지만 소유나는 그저 한 번 힐끗 보기만 했다.
“갑작스레 찾아와서 죄송해요.”
문지후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유재명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오셨으니 손님이죠. 저희 시골집을 싫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아니에요.”
입을 열자 문지후의 차가운 기운이 조금 옅어진 듯했다.
문지후의 전화를 갑자기 받고 역전까지 마중을 나갔기에 진우도 미안했다.
유연서는 주방으로 가서 그릇을 챙기면서 왜 소유나를 팔았는지 진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진우는 황급히 해명했다.
[맹세해요. 대표님께 사모님의 행방을 말한 적 없어요.]
[그럼 어떻게 유나가 여기 있는 걸 알았어요?]
유연서는 믿지 않았다.
[대표님은 워낙 영리하시잖아요.]
[...]
유연서는 속이 터질 것 같았다. 그리고 휴대폰을 내려놓고 그릇을 들고 나가 문지후 앞에 놓았지만 정말 조금도 내켜 하지 않았다. 문지후가 소유나 옆에 앉았지만 소유나는 끝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원래 화기애애했던 저녁 식사는 문지후의 등장으로 어딘가 불편한 분위기가 되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