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화
마을에는 사람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예전의 집들은 거의 허물어졌고 외할머니 댁 자리엔 푸른 돌로 된 마당만 남아 있었다. 주변은 아직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밭을 일구었다.
소유나는 문지후에게 캐리어를 여기 두라고 하고 마을 작은 가게에서 뭔가를 사오겠다고 했다. 문지후는 소유나의 뒤를 따라갔다. 소유나가 어디로 가든 함께했고 가는 내내 말없이 걸었다.
소유나는 작은 가게에서 종이돈과 폭죽을 사고 작은 불꽃놀이도 하나 집어 들었다. 계산을 마치고 소유나가 말했다.
“불꽃놀이를 좀 들어줄래요?”
문지후는 불꽃놀이를 품에 안았다.
“이것들도 여기 올려.”
“괜찮아요.”
소유나는 봉지를 들고 앞장서 걸었다.
옛날은 다 흙에 묻던 풍습이라 묫자리를 볼 때 풍수에 맞게 멀리 잡았다. 외할머니의 묘로 가는 길에는 잡초가 무성했지만 주변에 나무가 많아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숲을 지나자 외할머니의 무덤이 보였다. 커다란 돌을 쌓아 만든 단출한 무덤일 뿐, 요즘처럼 화려한 묘지 형태도 아니었고 이름조차 새겨져 있지 않았다.
소유나는 묘 앞의 잡초를 조금 뽑아내고 종이돈을 흩뿌린 뒤 불을 붙였다. 소유나가 하는 것을 문지후도 따라 했다.
“외할머니, 죄송해요. 이렇게 오랜만에 찾아와서.”
소유나는 종이돈을 태우며 말했다.
“그곳에서는 잘 지내시죠? 엄마랑 다시 함께 살고 계신 거죠?”
그 말을 들은 문지후가 소유나를 바라보았다. 소유나는 눈가가 붉어져 왔지만 애써 코끝의 시큰함을 참았다.
“정말 많이 보고 싶어요.”
문지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옆에서 종이를 태우며 묵묵히 함께했다.
종이가 다 타자, 소유나는 폭죽을 꺼내어 놓았고 문지후도 함께 도왔다.
“먼저 불꽃놀이를 터뜨리죠.”
소유나가 말했다.
“조금은 시끌벅적해야 하니까요.”
낮에 터뜨린 불꽃놀이는 불빛은 잘 안 보이고 그저 요란한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문지후가 불을 붙이자 불꽃은 하늘로 솟구쳤다. 쾅쾅 터지는 소리가 산속에 메아리쳤다.
불꽃놀이가 끝나자 마지막으로 폭죽에 불을 붙였다. 폭죽 소리는 산 전체를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