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유나야, 네가 날 얼마나 싫어하든 간에 예의상 문씨 가문과 연락하면서 지내야 하는 거야.”
소재훈의 말투는 매우 온화했다.
소유나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예의가 아니라 돈이 필요한 거겠죠.”
소재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뭘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소유나가 물었다.
“문씨 가문이 그렇게 만만해요? 이 세상에서 아버지만 제일 똑똑한 줄 아세요?”
“유나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소재훈은 불쾌한 모양이다.
“문 대표한테 시집보냈으면 너도 이제 사모님으로서 끝없이 누릴 복이 있는데 도대체 뭐가 불만인 건데. 우린 한 가족이야. 정말 우리랑 선을 긋고 싶어서 그래? 너는 소 씨야. 엄연히 내 딸이라고.”
소유나는 하늘에서 피어오르는 불꽃을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가 돌아가신 그날부터 아버지는 저한테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러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때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오자 뒤돌아보았더니 문지후가 뒤에서 어두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이다.
언제부터 뒤에 서 있었는지, 자신이 한 말을 들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소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자는 줄 알았어요.”
문지후는 그녀의 옆에 앉아 모닥불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안 추워?”
“아니요.”
소유나가 팔을 벌리며 말했다.
“올해는 그렇게 춥지 않은 것 같아요.”
소유나는 아무 말도 없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일찍 자요.”
“넌 안 자?”
“섣달 그믐밤을 지새우기로 했잖아요.”
소유나의 눈에 불빛이 비쳤다.
문지후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그는 그냥 해본 말이었다.
“할 거예요.”
소유나가 말했다.
“마침 불꽃놀이도 볼 수 있잖아요.”
“순간 스쳐 지나가는 건데 뭐가 볼만하다고.”
문지후는 아무런 흥미도 없었다.
“저런 건 돈만 낭비했지. 아무런 쓸모도 없어.”
소유나가 입을 삐쭉거리면서 말했다.
“아까는 거기 서서 재미있게 봤으면서.”
문지후가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내가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일부러 내 시야에 들어오게 했잖아.”
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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