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3화
세상에 순탄하기만 한 사랑은 드물다. 어떤 사랑은 부모님의 반대에 흔들리고, 어떤 사랑은 일 때문에 멀어지며, 또 어떤 사랑은 전 애인이나 새로운 유혹 앞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사랑은 결국 삶과 닮았다. 성장 과정에서 수많은 고비를 겪듯, 사랑 또한 크고 작은 난관을 마주해야 한다. 그 순간들을 함께 넘어설 수 있다면 더욱 단단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되지만, 넘어서지 못하면 결국 무너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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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문지후는 평소처럼 회사에 나왔다.
쇼핑을 마친 소유나는 곧장 그의 회사를 찾아갔다.
마침 그가 회의 중이어서, 그녀는 그의 사무실에 앉아 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이제는 굳이 진우가 직접 그녀 마중을 나올 필요도 없었다. 회사 직원들 대부분이 이미 두 사람의 사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적은 없었지만, 눈치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사이였다.
그때, 문지후의 여비서 심은지가 커피를 들고 들어왔다. 소유나는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 눈에 띄는 미모는 아니었지만, 단정하고 편안한 인상을 풍겼다.
순간, 문지후가 그녀를 비서로 두겠다고 했을 때 자신이 괜히 진우에게 여러 번 물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녀는 비서는 주로 어떤 일을 맡는지, 나이는 몇 살인지, 결혼은 했는지까지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때 진우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었다.
“대표님이 뽑으시는 여비서는 다 혼인하신 분들이에요.”
결혼한 여성일수록 직장에서의 자리를 더욱 소중히 여기고, 그만큼 경계도 분명히 지킨다는 게 그의 이유였다.
소유나는 커피잔을 들고 창가로 다가갔다. 이곳에 서면 늘 비슷한 감정이 밀려왔다.
아래로 펼쳐진 풍경은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화려함이 클수록, 그 이면에 드리운 외로움과 압박감도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지후 씨는 이 창가에 서서 바깥을 내려다볼 때, 어떤 마음일까?’
소유나는 손바닥을 유리창에 살짝 댔다. 가까이에 있는 듯하지만 결코 닿을 수 없는 거리, 그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아득한 풍경은 아찔했고, 두려웠다.
딸칵.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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