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5화
다음 날, 소유나는 열 시가 조금 넘어 일어났다.
오늘은 어머니를 뵈러 가는 날이었고 문지후도 함께 따라갔다.
묘비 앞에는 이미 꽃 한 다발이 놓여 있었다.
소유나는 굳은 표정으로 그 꽃을 옆으로 치운 후 자신이 준비한 꽃을 올려두었다.
“엄마, 늦게 와서 미안해요.”
그녀는 묘 앞에 쪼그리고 앉아 묘비에 묻은 먼지를 손으로 닦아내며 속삭였다.
“저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어디서부터 꺼내야 할지 몰라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더 서 있다가 두 사람은 묘역을 떠났다.
차를 몰고 돌아오는 길에, 문지후가 말을 꺼냈다.
“당신 아버지 회사 자금 사정이 안 좋아서 진행하던 사업들도 막히고 있대. 투자자를 찾고 있는 모양이야. 나한테도 연락이 왔었어.”
소유나는 시선을 창밖에 두고 대답했다.
“당신은 사업가잖아요. 알아서 판단해요.”
아버지를 도울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었고 차라리 그가 망해 버리길 바랐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그 사람은 번 돈으로 첩을 올려 앉혔으니까.
문지후는 그녀의 심정을 이해했기에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알았어.”
차가 부드럽게 도로 위를 달리는데, 안서영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문지후가 블루투스로 연결해 통화를 받았다.
“어머니.”
“지금 어디니?”
온화한 목소리가 차 안을 채웠다.
소유나는 전에 안서영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라, 무심히 표시창을 흘끗 바라보았다.
“운경으로 돌아가는 길이에요.”
“본가로 와서 저녁 먹어.”
문지후가 소유나를 보았다.
소유나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택은 그의 몫이라는 듯.
“알겠어요.”
전화를 끊자, 소유나가 입꼬리를 올렸다.
“나는 안 가는 게 낫겠죠.”
“같이 가.”
“당신 어머니, 나랑 붙어 있는 거 보면 싫어하실 거예요. 아직 새해도 안 지났는데 괜히 불쾌하게 만들지 말죠.”
문지후가 눈살을 찌푸렸다.
“우린 부부야. 내가 당신이랑 함께 있지 않으면 누구랑 있겠어?”
소유나는 피식 웃었다.
요즘 그가 하는 말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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