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8화
허진서는 의사 연락처를 받은 뒤 장은미의 어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다가갔다.
“갈려고요?”
장은미의 어머니는 약간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네.”
“곧 우리 딸이 올 텐데 조금만 기다렸다가 같이 인사하는 게 어때요?”
장은미의 어머니는 사실 장은미가 오면 허진서에게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었다. 자신을 보러 와 준 사람에게 주인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허진서는 장은미가 자신을 뱀이나 전갈처럼 피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망설였다.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문 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장은미가 부르며 들어오자 잠시 멈칫했다. 허진서는 그녀의 눈에서 믿기 힘들다는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방금 네 이야기하고 있었어. 이분은 네 오빠 친구분이신 허 변호사님이야.”
장은미의 어머니가 웃으며 딸에게 소개했다.
“허 변호사님과 한참 이야기했으니 밥이라도 같이 먹으면서 배웅해 드리려고.”
장은미는 몰래 눈살을 찌푸렸다. 점심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밥을 함께 먹어야 한다니 달갑지 않았다.
“괜찮습니다.”
허진서는 장은미가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 특히 단둘이 있는 것을 더더욱 싫어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말했다.
“어머니, 편히 쉬세요. 저는 가보겠습니다.”
그는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런 말은 자신에게 너무나 위선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허진서는 몸을 돌렸다.
장은미는 자리에 서서 그를 보지도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미야, 허 변호사님 배웅해 드려.”
장은미의 어머니가 딸을 재촉하자 장은미는 마지못해 허진서를 따라 나섰다.
요양원 정원을 걷는 동안에도 장은미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장은미 씨, 제가 그렇게 싫은가요?”
허진서는 참지 못하고 걸음을 멈춰 그녀에게 물었다.
“허 변호사님, 저희 사이에는 좋고 싫음 같은 감정은 존재하지 않아요.”
장은미의 말에 허진서는 자신과 선을 긋는 그녀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
“내가 당신에게 무슨 잘못이라도 한 적이 있었던가요? 왜 저에게 그렇게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