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3화
누가 문지후에게 “소유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어도 그는 늘 부정했지만 백유주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문지후는 늘 그랬다. 분명 마음에 두고 있으면서도 입으로는 내뱉지 않았다.
마치 예전처럼, 문지후가 백유주에게 호감이 있다는 걸 백유주는 똑똑히 알아차렸고 두 사람의 관계도 연인처럼 가까웠다. 주변에 있는 이들 모두가 문지후가 백유주를 좋아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그는 끝내 “좋아한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문지후의 사랑은 언제나 말이 아닌 행동으로만 존재했다.
그날, 문지후는 백유주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고 백유주는 그를 집으로 초대하지 않았다.
“고마워, 지후 오빠.”
백유주는 차에서 내려 손을 흔들었고 문지후가 그녀를 바라봤다.
“올라가는 길 내가 같이 가줄까?”
“아니, 괜찮아.”
백유주는 그를 재촉했다.
“어서 가서 유나 언니 잘 챙겨줘.”
“그럼 갈게.”
“응.”
문지후가 차에 오르자 붉은 후미등이 번쩍 켜지고는 금세 시야에서 사라졌다.
백유주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도 그 빛과 함께 서서히 사라져갔다.
그녀는 휠체어를 밀며 현관으로 들어섰다. 경비가 문을 열어주고 밀어주려 했으나 그녀는 미소로 사양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백유주는 유리에 비친 자기 얼굴을 바라보았다.
처음보다 훨씬 나아지긴 했지만 절세미인이라 할 수는 없었다.
문득 소유나의 얼굴이 떠올랐고 정말이지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오랫동안 백유주는 백서윤이 예쁘다고 생각해 왔지만 소유나 앞에서는 백서윤조차 빛을 잃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집 문을 열자 환한 불빛이 백유주를 맞이했다.
높은 바 의자에 앉아 있던 백서윤을 본 순간 백유주의 표정이 굳었다.
“언니가 왜 여기 있어?”
“여기는 내 집이잖아.”
곁눈질로 백서윤은 그녀를 훑으며 비웃듯 말했다.
“또 문씨 가문에 다녀온 거야?”
현관에 놓인 목발을 집어 들고 백유주는 휠체어에서 일어나 천천히 소파에 앉았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백서윤은 잔에 술을 따르더니 몸을 흔들며 다가와 술잔을 내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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