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6화
안서영은 다시 곰곰이 생각했다.
소유나가 이미 아이를 가진 이상 그녀는 더 이상 바깥사람이 아니라 명백히 문씨 가문의 사람이었다.
백유주 그 아이는 이제 다른 방식으로 보상해 줄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그녀는 오래 살지 못할 몸이었다.
그때 억지로 문지후에게 백유주와의 혼사를 강요했던 것도 단지 고인의 부탁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백유주는 끝내 결혼하기를 원치 않았고 문지후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와중에 소유나가 문씨 가문 아이를 임신까지 한 이상 다시 원래의 길로 가야 했다.
소유나는 이 모든 것이 오래 가지 못하리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거짓말은 문지후가 꾸며낸 것이고 언젠가는 밝혀질 일이었다.
그때가 되면 더 큰 화가 닥칠 게 뻔했고 차라리 지금이라도 실토하면 적어도 안서영은 소유나를 원망하진 않을 터였다.
“사모님, 사실은... ”
마침 고백을 꺼내려던 순간 뒤에서 급정거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문지후의 차가 안서영의 차 뒤에 멈춰 섰고 차 문을 열고 나온 그는 세찬 걸음으로 곧장 다가와 소유나를 품 안으로 감싸안으며 다급하게 말했다.
“엄마,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안서영은 그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유나를 보러 온 게 잘못이니? 너는 왜 애를 마치 내가 해코지라도 할 것처럼 지키는 거야?”
“돌아가세요.”
문지후는 단호했다.
안서영은 눈을 부릅뜨며 아들을 노려봤다.
“내가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니? 대낮에 내가 무슨 짓을 할 수 있다고! 참 기가 막히는구나!”
문지후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화를 억누르지 못한 안서영은 결국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유나야, 네가 정말 본가로 들어오기 싫다면 내가 음식을 준비해 하인들에게 보내게 하마.”
“그러실 필요 없어요.”
단호히 거절하는 소유나였다.
“자꾸 거절하지 마라. 어차피 우리는 한 가족이다. 언젠가는 같이 어울려야 해.”
안서영은 소유나가 아직 자신에게 앙금이 남아 있다는 걸 알았고 이전에 억지로 이혼을 강요했던 일을 그녀가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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