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2화
“근데 지후 오빠, 지금은 유나 언니를 좋아하게 됐잖아.”
백서윤이 백유주를 바라보았다.
문지후의 마음이 다른 여자에게 옮겨갔다는 사실을, 그녀가 순순히 받아들일 리는 없었다.
그들은 친자매였다. 집착조차 닮아 있어야 했다.
백서윤이 조심스럽게 떠봤다.
“유주야, 너 아직도 지후 좋아하지?”
“언니, 굳이 날 떠보지 않아도 돼. 나한테 중요한 건 지후 오빠가 누구를 좋아하느냐는 거야.”
백서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순진하던 시절의 백유주는 문지후와 데이트를 하면서도 늘 언니인 백서윤을 곁에 두었다.
그때는 여동생의 남자를 언니가 탐하게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백유주는 문지후가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조차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를 구하기 위해 소유나 앞에 무릎까지 꿇었다는 사실은, 백서윤에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
소유나가 현관문을 열자, 뜻밖에도 문지후가 그 앞에 서 있었다.
꽤 오랜 시간 기다렸는지, 그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소유나는 못 본 척 그를 지나쳐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잠시 후, 문지후도 따라와 조용히 그녀의 뒤에 섰다.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뒤, 소유나의 손목이 불쑥 붙잡혔다.
놀라 뒤돌아본 그녀의 눈에 비친 건 간절하고 애틋한 그의 시선이었다.
그 눈빛에는 화해를 바라는 듯,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다는 절실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소유나는 바로 손을 뿌리쳤다. 그러나 문지후는 곧바로 다시 그녀의 손을 움켜쥐었다.
“지후 씨, 저 이제 당신이랑 더는 얽히고 싶지 않아요.”
소유나는 버둥대지 않았다. 잡으려면 잡아라, 하고 몸을 그대로 맡겼다.
“이번엔 운이 좋아 살아 돌아온 거예요. 다음엔 누가 알아요? 제 목숨은 하나뿐이에요. 그걸 가지고 장난칠 수는 없어요.”
문지후는 그녀의 손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용서하지 않아도 돼.”
소유나는 허탈한 웃음을 흘리더니, 힘주어 손을 뿌리치고 몸을 돌려 그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