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6화
소유나는 근처에서 대충 저녁을 때운 뒤, 할인하던 꽃다발 하나를 사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집 앞에 기댄 채 서 있는 문지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병원복 차림의 그는 피로에 짓눌린 눈이 붉게 충혈돼 있었고, 입술은 바싹 말라 있었다.
마치 금방이라도 부서져 버릴 듯,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소리에 반응한 그는 천천히 눈을 떴다. 검게 흐려진 눈동자가 그녀를 향했다.
소유나는 이마를 찌푸리며 곧장 휴대폰을 꺼내 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우 씨, 여기로 와서 지후 씨 좀 데려가요. 네, 제 집 앞이에요.”
소유나는 그를 쫓아내지 않았다. 그저 꽃을 든 채 멀찍이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지후의 눈가에 눈물이 번졌다. 붉어진 시선이 그녀를 향해 매달렸지만, 그녀는 끝내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버려진 강아지 같은 모습에 연민이 드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침묵이 흘렀다.
그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는 동안, 소유나는 시선을 피한 채 버텼다.
메마른 그의 입술이 겨우 움직였다.
“넌 정말... 잔인해.”
목이 갈라진 목소리에는 원망 대신 애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불편한 떨림을 억누르며 말을 내뱉었다.
“그걸 알면서도 여긴 왜 왔어요? 이런 방식은 저에게 상처 주는 게 아니라, 지후 씨를 망가뜨리는 거예요.”
문지후는 웃음을 흘렸다. 고개를 떨군 뒤 다시 들었을 때, 눈가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마침,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며 문이 열렸다.
진우가 급히 걸어 나오더니, 그를 보곤 안색이 굳어졌다.
“대표님, 병원에서 찾고 있습니다.”
진우가 그의 팔을 붙들어 부축하려 하자, 그는 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시선을 소유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넌 내가 죽어도... 한 번도 날 보러 오지 않겠지?”
그 한마디에 진우조차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의 눈빛은 제발 더는 자극하지 말아 달라는 간절한 부탁 같았다.
소유나의 마음은 이미 요동치고 있었다.
애써 눌러왔던 감정이, 그의 몰골 앞에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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