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7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소유나가 들고 있던 꽃다발 일부가 틈에 끼며 몇 송이 꽃잎이 안으로 흘러들었다.
진우는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가, 문지후의 눈가에 맺힌 투명한 물방울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토록 자존심 강하던 남자가, 끝내 울고 있었다.
고개를 깊게 숙인 채 흘러내린 눈물은 바닥에 떨어져 조용히 번져갔다.
진우는 위로의 말을 찾지 못했다. 그런 위로를 잘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엘리베이터 안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차에 오른 뒤, 문지후는 두 눈을 감고 있었다. 살아 있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영혼이 빠져나간 인형 같았다.
진우의 가슴에 불안이 스며들었다.
‘혹시... 이 충격을 버티지 못하는 건 아닐까?’
소유나의 태도는 잔혹했다. 무심히 던지는 말마다, 그의 심장을 서서히 도려내는 고통을 안겼다.
병원에 도착하자 의사와 간호사들이 달려와 그를 다시 병실로 데려갔다. 검사 결과 큰 이상은 없었다.
진우가 물 한 잔을 건네자, 문지후가 느닷없이 물었다.
“내가 불쌍해 보여?”
진우는 잠시 머뭇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문지후는 쓴웃음을 지었다.
“불쌍해도... 유나는 단 한 번의 시선조차 주지 않더라.”
잠시 침묵이 흘렀다.
“두 분은 이미... 끝난 사이잖습니까.”
“하... 맞는 말이지. 끝났어. 그러니 내가 죽든 살든, 유나와는 상관없을 거야. 내가 불쌍하든 말든,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진우는 대답하지 못했다. 소유나의 속마음을 함부로 짐작할 수는 없었으니까.
한편, 소유나는 꽃다발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엉겅퀴처럼 꺾인 몇 송이를 바라보다가, 씁쓸한 마음을 꾹 눌러 삼켰다.
꽃병을 씻어 물을 채우고 줄기를 다듬어 정갈히 꽂았다. 다시 피어난 듯 단정해진 꽃을 보며, 조금이나마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녀는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눕자 곧 잠이 들었다.
그러나 꿈속에서 또다시 문지후를 만났다. 그는 소리 한마디 내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깜짝 놀라 깨어난 소유나는 가슴이 저릿하게 죄어왔다.
순간, 당장이라도 병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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