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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 “질투해요?” 소유나가 갑자기 그를 쳐다보자 문지후는 마치 웃기는 말이라도 들은 것처럼 눈빛에 경멸을 담았다. 소유나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그쪽은 전 여자 친구랑 사이좋아보이던데 인연 끊지 않을 거면 왜 결혼하지 않았어요?” 대체 어느 부분에서 화가 났는지 남자가 그릇을 들고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소유나도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았다. 그릇을 부엌으로 가져가자 문지후가 손을 뻗어 그녀의 그릇을 가져가려 했다. “됐어요. 내가 할게요.” 소유나도 나름대로 고집이 있었다. 문지후가 여자를 돌아보니 남은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그릇을 든 채 웃음기 없는 얼굴로 서 있는 걸 보아 기분이 나쁜 것 같았다. 그런 그녀를 굳이 건드리지 않고 부엌을 정리한 후 물러났다. 소유나는 알아서 그릇을 깨끗이 씻어 선반에 넣은 뒤 냉장고를 열어봤지만 안에는 먹을 것이 별로 없었다. 침실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은 그녀는 바로 외출했다. 문지후는 문 닫히는 소리를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 소유나는 마트에서 닭 한 마리와 국 재료들을 사서 연지은의 집으로 갔다. 연지은이 문을 열어주었다. “왜 왔어?” “너한테 요리해 주려고. 집에서 국을 끓여서 가져다주려고 했는데 냉장고에 아무것도 없었어. 그래서 그냥 시간도 절약할 겸 여기로 직접 가져왔어.” 연지은은 그녀의 손에 들린 묵직한 물건을 보았다. “너무 미안하네.” “조금 성가시긴 했지.” 소유나가 그녀를 슥 돌아보았다. “누워서 쉬어. 몸조리 잘해야지.” “소유나.” “왜?” 소유나는 이미 재료를 꺼내서 준비하기 시작했다. “고마워.” 소유나가 그녀를 돌아보니 눈동자가 살짝 붉어져 있어 가볍게 피식 웃었다. “고마워할 필요 없어. 내가 너무 착해서 널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거니까. 네가 만약 어젯밤에 나를 부르지 않았다면 나도 관여하지 않았을 거야.” 연지은은 그녀와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지만 단지 말만 퉁명스럽게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더 이상 낯간지러운 말은 하지 않고 침대로 돌아가 누웠다. 소유나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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