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소유나는 백서윤 얘기 꺼내기도 싫어 밥을 다 먹고 조용히 식기를 들어 주방으로 가져갔다.
그 사이, 문지후의 휴대폰이 또 울렸고 이번엔 그는 전화를 받았다.
“그래, 알았어.”
짧은 통화를 마치고 나서 문지후는 소유나에게 말했다.
“허진서가 볼 일이 있대서 나가봐야 해.”
그게 정말 허진서든, 백서윤이든 상관없었다.
소유나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네. 나한텐 일일이 보고 안 해도 돼요.”
그리고 덧붙였다.
“우리 원래 각자 알아서 사는 사이잖아요.”
그 말을 듣자 문지후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소유나 역시 그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왜요? 안 나가요?”
그러자 문지후는 다시 한번 강조하듯 말했다.
“허진서가 찾은 거야.”
소유나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녀와요.”
하지만 문지후는 그녀의 무심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그는 도대체 왜 그녀에게 확인시켜 주려고 했는지 본인도 모르겠다는 듯 휴대폰을 꺼내 스피커폰을 켠 채로 허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급한 일이야?”
“조금.”
허진서가 곧바로 되물었다.
“나오기 불편해?”
그러자 문지후는 소유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누군가 내가 딴짓하러 나간다고 생각해서.”
소유나는 눈을 크게 뜨며 당황했다.
‘내가 언제 그런 의심을 했다고...’
“유나 씨 옆에 있어?”
허진서가 웃으며 말했다.
“너 신경 쓰는 거야?”
소유나가 어이가 없다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자 문지후는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글쎄.”
“전화 좀 바꿔 줘, 내가 직접 딴짓하러 가는 게 아니라고 설명할게.”
허진서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근데 두 사람, 이제 서로 일일이 보고할 정도로 가까워졌어?”
소유나는 말문이 막혀 버렸다.
문지후는 소유나를 부르며 말했다.
“진서가 할 말 있대.”
“유나 씨, 나예요. 지후 내가 불렀어요.”
허진서의 목소리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걱정 마세요, 내가 옆에서 잘 감시할 테니까 절대 이상한 짓 못 할 거예요.”
그러자 소유나는 씁쓸하게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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