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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그뿐만 아니라 육씨 가문의 해외 시장마저 타격을 받았다. 의심할 여지 없이 이것은 이준호의 수법이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소예린을 처리해야 했다. 육현석은 눈빛이 날카로워진 채 소예린의 일을 서둘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준호에게 더 많은 시간을 줄 수 없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송하윤이 그를 영원히 잊어버릴까 두려웠다. 추모공원에서 소예린은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이미 감각이 없을 정도였다. 이마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다시 상처를 입어 또다시 피투성이로 흉측해졌다. 하지만 육현석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일어나. 머리를 조아린 횟수도 다 되었으니 나와 함께 가자.” 소예린은 그가 자신을 데리고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조금 혼란스러워하다가 뒤늦게 공포심을 느꼈다. “현석 오빠,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이렇게 심한 상처까지 입었는데 저를 용서해주면 안 될까요? 다시는 하윤이를 괴롭히지 않을게요.” 그녀는 예전처럼 억울함과 나약함을 가장했다. 안타깝게도 눈물과 얼굴에 묻은 먼지, 피딱지가 섞여 그녀의 모습은 더욱 비참하고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육현석은 표정이 담담한 채 흔들림 없이 계속 운전했다. 차는 세영시 외곽의 또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바로 소예린 부모님의 묘비가 있는 곳이었다. 두 곳 모두 납골당이었지만 가격과 환경은 천지 차이였다. 이곳은 눈에 띄게 황량하고 어수선했으며 몇몇 묘비 옆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소예린의 얼굴은 창백해졌다가 다시 파랗게 질리더니 공황 상태로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육현석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 등 뒤에서 나지막이 말했다. “당시 아저씨와 아줌마 유골을 뿌렸을 때 너의 부모님도 오늘 같은 날이 올 거로 생각해 봤어?” “아니에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그때는 그저 사고였어요...” 소예린은 예전처럼 거짓말을 하려 했지만 육현석은 차갑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 “너는 그때 일부러 그런 거야. 변명해도 소용없어.” 그는 거부할 수 없는 위압감을 풍기며 그녀를 강제로 부모님의 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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