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헬리콥터가 이륙하며 서서히 땅에서 멀어졌다.
번화했던 세영시가 점차 작은 점으로 축소되는 것을 보며 송하윤은 멍해졌다.
그녀의 20년 넘는 기억을 담고 있던 도시는 그녀의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녀는 나지막하게 작별 인사를 했다.
“아빠, 엄마, 안녕. 세영시, 안녕. 육현석, 다시는 보지 말자.”
이준호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고 낮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럽게 말했다.
“하윤아, 그만 봐. 계속 보면 힘들 거야.”
그렇게 말하며 그는 자연스럽게 따뜻한 꿀물 한 잔을 송하윤에게 건넸다.
그렇게 챙겨주는 행동은 그에게 이미 익숙한 습관이었다.
너무 오래 고공을 보면 어지럽고 메스꺼웠는데 보지 않으니 훨씬 나았다.
이런 사소한 점을 육현석은 알지 못했지만 이준호는 다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가 꿀물을 좋아한다는 것까지 말이다.
송하윤은 꿀물을 한 모금 마시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고마워요. 아저씨.”
“아직도 아저씨라고 불러? 이제 다른 호칭으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응?”
이준호는 온화하게 웃으며 그녀를 놀렸다.
그의 섹시한 목소리를 들은 송하윤은 자신도 모르게 귀 끝이 붉어졌고, 머릿속이 뒤죽박죽 된 채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네, 그럼 뭐라고 부를까요? 준호 씨? 아니면... 여보?”
그녀는 횡설수설하며 이준호 얼굴에 떠오른 찬란한 미소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그녀를 꼭 안고 턱을 그녀의 목덜미에 대고 깊은 그리움과 안도감을 담아 비볐다.
“여보라고 불러줘. 별아. 너랑 결혼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뻐. 다행이야... 내가 놓치지 않았어.”
거의 4년 동안 듣지 못했던 그 호칭이 갑자기 귀에 들어오자, 송하윤의 머릿속은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송씨 집안과 이씨 집안은 오랜 친구 사이였다.
이준호는 그녀보다 일곱 살 많았지만 한 세대 위였다.
그는 비상할 정도로 영리했고 성격은 가까이 다가갈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워 항상 홀로였다.
그때 어린 송하윤은 순수하고 애교가 많았다.
연회장에서 육현석과 함께 길을 잃어도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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