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화
노숙자는 음흉하게 웃으면서 지저분한 손으로 조유림의 허벅지를 만지려고 했다.
“안 돼! 이거 놔!”
조유림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순간 방심하다가 넘어져 바닥에 있던 종이상자에 머리를 부딪혔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었다.
노숙자가 바지를 벗으면서 덮쳐오자 조유림은 부들부들 떨면서 비명을 질렀다.
“꺼져! 내 몸에 손대지 말라고!”
“그냥 서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고.”
노숙자는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덤볐다.
구석에서는 누군가 카메라로 이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핸드폰 너머 강채윤은 울부짖는 조유림을 보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미지가 망가져서 석민 씨랑 결혼하지 못하면 석민 씨는 이제 내 거야.”
두려움에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던 조유림은 옷이 벗겨질 즈음, 어디서 나온 힘인지 있는 힘껏 노숙자를 밀쳐내고는 구석에 있던 빗자루를 집어 들고 그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
노숙자가 비명을 지르며 옆으로 쓰러지자 조유림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일어나 비틀거리며 골목 밖으로 뛰쳐나갔다.
‘얼른 도망쳐야 해.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면 끝장이라고.’
조유림은 정신을 차려보려고 주먹으로 벽을 쳤다. 이어 속도 내서 골목 밖에 있는 큰길로 달려갔다.
카메라맨이 쫓아가려고 하자 이어폰에서 강채윤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젠장. 도망쳤잖아. 지금 바로 카메라 꺼.”
“그런데 기록하라고 했잖아요...”
“도망쳤는데 뭘 기록한다고 그래. 카메라 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거니까.”
카메라맨은 조용히 카메라를 끄고 조유림이 골목을 벗어나 큰길로 도망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불빛이 갑자기 밝아지더니 타이어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의 비명과 함께 카메라맨은 타이어 밑에서 선홍빛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다. 피범벅이 된 조유림은 그가 서 있는 골목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때 이어폰 너머에서 강채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잘 기억해. 넌 오늘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 이건 그냥 우연한 사고라고.”
이때 카메라맨이 들고 있던 카메라가 바닥에 떨어져 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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