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강소현이 콧방귀를 뀌었다.
“회사에서 내 책임을 묻겠다면서 돈을 물어내래. 그래서 내가 그만둔다고 했지.”
심유나는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
“얼마나 물어내래?”
“치료비에 정신적 손해배상까지 해서 천만 원 내놓으래.”
강소현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소리잖아. 꿈 깨라 그래. 그래서 그냥 나왔어. 자신 있으면 신고하라지. 회사에 CCTV도 있으니 누가 잘못했는지 따져 보자고! 됐고, 너무 내 얘기만 했네. 너는?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 하건욱 그 자식이 또 뭐라고 했어? 그런 쓰레기가 하는 말은 신경 쓰지 마.”
심유나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걱정스러워하는 강소현의 눈을 바라보자 마음속 어딘가에 뭉쳐있던 게 순식간에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소현아, 나 방금 내가 계속 절벽 끝에 서 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강소현은 그 말에 그대로 굳었다.
심유나는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어릴 때 시골에 있을 때는 딱 하나만 생각했어. 아빠가 날 팔아넘기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씨 가문에 들어가서는 쫓겨날까 봐 죽을힘을 다해 사람들한테 귀염받으려고 했고. 태준 씨의 아내가 된 후에는 그 사람과 다른 사람들이 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까 봐 밤낮으로 재벌가 사모님이 되는 법을 공부했어. 어머님의 비위를 맞추고 그 부잣집 사모님들의 비위도 맞추고.”
심유나는 그런 스스로가 우습다는 듯 비웃음을 흘렸다.
“내가 꼭 덩굴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미친 듯이 위로 기어오르고 그 큰 나무에 꼭 감겨 있으면 햇빛을 볼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 근데 지금 와서 보니까 나는 혼자 서 있는 법조차 모르고 있어.”
강소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손을 뻗어 심유나의 차가운 손을 꼭 잡았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너는 덩굴이 아니야. 너는 그냥 너야. 큰 나무에 기대야 살아남는 게 네 잘못이야? 너는 그런 환경에서 태어났고 선택할 수 있는 게 없었잖아. 잘못은 그 나무한테 있는 거야. 너한테 자기가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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