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화 너희 모녀를 죽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태부가 비수를 내려다보다가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연을 보고, 다시 비수의 자루를 보았다. 자루에 새겨진 글자가 잘못 보지 않았다면 ‘용’ 자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용자가 새겨진 비수가 어찌 하지연의 손에 있단 말이냐.’
그렇다면 영용부인과 하혜원이 이 칼에 맞은 것도 원통할 것 하나 없었고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머릿속에 천 갈래 만 갈래 생각이 스쳐 갔지만 하나하나 접어 두었다. 양 태부는 비수를 공손히 들고 가 하지연에게 되돌려 주었다.
“큰 아가씨, 본 관이 보기에 오늘 밤 일은 그저 오해였소. 노여움은 거두시고 본 관은 바쁜 일이 있어 먼저 물러가겠소.”
양 태부는 태자에게 인사도 하지 않았고 하종수에게 작별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태자는 그 기색을 보고 서둘러 호위의 부축을 받아 나갔고 양 태부가 데려온 두 명의 관원도 일제히 흩어졌다.
태자가 끝내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가 버리자 하혜원의 가슴은 서럽고 분했다. 눈물을 쏟으며 하종수를 붙들었다.
“아버님,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저 여인이 우리를 이렇게 다치게 했는데 어찌 그냥 두십니까!”
하종수는 멍하니 하지연의 손에 든 비수만 응시했다.
“이미 관아에 고했으니 양 나리의 뜻에 따르거라.”
양 태부 같은 이까지 겁에 질리게 만든 비수라면 보통 내력이 아닐 것이다.
그제야 독고은정이 차분히 입을 열었다.
“양 나리, 하지연에게 죄가 있느냐.”
양 나리는 벌떡 무릎을 꿇었다.
“공주 마마, 큰 아가씨는 무죄이옵니다. 영용부인과 둘째 아가씨가 먼저 안부인을 해쳤고 큰 아가씨는 적녀로서 응당 벌을 내렸사오니 율법에도, 예법에도 합당하옵니다.”
“그러면 어서 너희 사람들 데리고 꺼져라.”
독고은정은 싸늘한 말투로 내뱉었다.
“예, 예!”
양 나리는 예친왕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포졸들을 이끌고 납작 엎드리듯 물러났다.
예친왕도 사건이 마무리되자 머뭇거리지 않았다.
“고모 마마께서도 이만 일어나시지요.”
독고은정은 하지연을 한 번 돌아보며 걱정스레 물었다.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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