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8화
양민하는 망설임 없이 주머니에서 작은 칼을 꺼내 들고는 이진욱의 몸을 향해 찔러 넣었다.
이진욱의 팔에 순식간에 피가 번졌는데 술에 취해 있던 그는 평소보다 훨씬 반응이 느렸다.
양민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이진욱이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는 문을 힘껏 닫아버렸다.
머리는 헝클어졌고 시야는 흐릿해진 양민하의 머릿속에는 강시현을 찾아가야 한다는 생각만이 맴돌았다.
이건 지금까지 가장 정당한 이유였다.
양민하는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 없이 맨발로 거리를 뛰었다.
발바닥은 이미 여기저기 긁히고 찔려 피가 번져 나왔다.
그녀는 길가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곧장 강시현의 집으로 향했다.
늦은 밤 강시현은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문을 열자마자 눈앞의 여자는 곧장 그의 품속으로 달려들었다.
강시현은 비몽사몽인 상태로 있다 순간 정신을 차렸고 익숙한 향수 냄새에 양민하라는 것을 인지한 그는 망설임 없이 그녀를 밀어냈다.
하지만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 강시현은 잠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헝클어진 머리와 창백한 얼굴을 한 양민하의 팔과 다리에는 상처가 가득했고 완전히 겁에 질린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강시현의 눈빛이 날카롭게 바뀌며 걱정 어린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어떻게 된 일이야?”
양민하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입술을 깨물며 처량한 표정을 해 보였다.
“시현아, 나 좀 살려줘. 이진욱이 또 날 찾아왔어. 집에 들어와서 칼까지 들고... 나 진짜 죽을 뻔했어.”
‘이진욱? 그 인간 같지도 않은 전남편?’
예전에 돈 때문에 유지민까지 납치했던 그 인간을 떠올리자 강시현의 온몸이 경직됐다.
다시 양민하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서는 이전의 경계심이나 피로감 따윈 사라졌고 그는 잠시 입술을 깨물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이제 괜찮아. 오늘은 우리 집에서 자. 내일 내 명의로 된 빌라 하나 빌려줄게. 사람도 붙여서 안전하게 지켜줄게.”
강시현은 양민하에 대한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 연민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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