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4화
유지민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손에 쥔 펜을 돌리며 몇 초간 침묵한 뒤 차분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번은 그냥 넘어가지만 다음은 없어요.”
방현지는 유지민의 말에 기쁜 얼굴로 강인혁을 바라보았다.
“고마워요, 지민 언니.”
전화를 끊은 뒤 방현지의 눈빛에는 감출 수 없는 기쁨이 가득했다.
강인혁도 방석형의 체면을 고려해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방석형, 오랜 시간 같이 지내왔으니 난 늘 감추는 거 없이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이라는 거 네가 제일 잘 알 거야.”
방석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지. 형, 오늘은 현지 먼저 데리고 가도 될까?”
“그래.”
강인혁은 비서에게 두 사람을 배웅하라고 지시했다.
회사 밖으로 나선 방석형은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현지를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그에 반해 조수석에 앉은 방현지는 마치 방금의 눈물은 모두 연기였다는 듯 길게 뻗은 다리를 앞에 올려두고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방석형의 가슴엔 억눌린 짜증이 쌓여갔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그는 계단을 오르려는 방현지를 불러 세웠다.
“방현지.”
방현지가 고개를 돌렸다.
방석형의 진지한 표정에 그녀는 눈을 깜박이며 물었다.
“왜?”
“이쯤에서 그만둬. 형은 네가 넘볼 사람이 아니야. 네가 형 수준에 도달할 수도 없고. 그러니까 괜한 고생은 하지 마.”
방석형은 강인혁과 유지민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에 비해 방현지는 아직 어리고 서툰 아마추어에 불과했다.
방현지는 그 말에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고 눈빛 속엔 감춰지지 않는 반발심이 피어났다.
하지만 그녀도 방석형과 강인혁의 관계를 잘 알고 있기에 정면으로 부딪치진 않았다.
“오빠,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끼어들지 마.”
방현지는 그렇게 말하곤 방석형을 쳐다보지도 않고 계단을 올라가 버렸다.
방석형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더 크게 다쳐야 정신을 차릴래? 방현지! 다 너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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